KBS 라디오 프로그램 '굿모닝 팝스'(이하 GMP)의 진행자이자 영어 컨텐츠 관련 회사 유어에듀의 대표 이근철.

그는 국내 몇 안되는 '스타 영어강사'로 꼽힌다. 국내 수많은 영어강사 중 이근철이 '스타강사'로 성장하게 된 비결은 어디 있을까?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근철은 '스타강사'가 된 비결에 대해 "영어를 너무 좋아했을 뿐"이라고 간단히 전했다.

"어린 시절부터 영어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수원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는데 유적지를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무조건 다가가 알고있는 영어를 총 동원해서 말을 걸었죠. 모르는 외국인이랑 친해지는게 너무 재미있거든요. 또 영어가 너무 좋아서 알아듣지도 못하는 CNN이나 팝송을 항상 틀어놓고 지냈어요."

이근철은 영어 강사로 활동하기 전 단 한번도 외국에 다녀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완벽한 발음은 학생들에게 이미 유명하다.

발음을 좋게 하는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이근철은 "어릴때부터 새로운 표현을 배우면 거울을 보면서 혼자 수백번 수만번씩 연습했어요"라며 "남들이 봤을때 입모양이 예쁘게 보이기도 하고, 거울을 보면 내가 어떤 실수를 하고 있는지 더 잘 보이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어릴때 거울을 보면서 발음연습했던 덕분에 카메라가 두렵지 않은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고등학교때 짝이 저를 굉장히 싫어했어요. 항상 영어를 읽으면서 중얼거렸거든요. 특히 고등학교 3학년때는 누구나 예민한 때인데, 짝이 저를 얼마나 싫어했겠어요(웃음). 그래서 고민 하다 귀와 입을 연결하는 종이 깔대기를 직접 만들어 착용한 뒤 계속 영어를 중얼 거렸죠. 미친 사람 처럼 중얼 거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자기 암시효과가 있어서 기억에 오래 남게 되요"라고 덧붙였다.

90년대 말 이근철은 EBS 수능 특강을 맡으며 유명세를 타게 됐다.

다른 강사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지루한 수업을 이어가는 중에도 그는 자신만의 톡톡 튀는 방식으로 수험생들의 눈길을 사로 잡은 것.

“1995년 케이블을 통해서 처음 영어 강의를 시작했는데, 그때는 PD분들이 정해준 대로 테이블에 앉아서 얌전히 수업을 했어요. 그 뒤 오디션을 봐서 EBS 수업을 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수업을 하다 보니 너무 재미가 없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의를 하다 보니, 어색해서 그런지 평소 습관대로 손짓을 많이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제 손이 얼굴을 가리게 되니 PD분들이 곤란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고민 끝에 테이블을 치우고 서서 강의를 시작했어요. 그 수업이 아마 EBS 최초로 테이블이 없는 수업이였을껄요?(웃음)”

테이블 없이 수업을 시작한 이근철은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방송 중 다양한 효과를 도입했다.

밝은 성격의 소유자인 이근철은 방송 중 자연스럽게 ‘사랑의 총알’ 같은 손짓을 사용했고,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 또 그는 지루한 수능 문제를 푸는 중에도 번개가 치거나 화면이 번쩍 거리는 애니메이션 효과 등을 도입해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근철은 “EBS 수업중에 사용하던 ‘사랑의 총알’을 나중에 노홍철 등 다른 분들이 사용하시는걸 보고 기분이 새로웠어요(웃음)"라며 소감을 밝혔다.

그의 강의가 지루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어필하는데에는 '과학적인' 계산이 깔려있다.

우연히 인간의 두뇌에 관한 책을 읽은 이근철은 인간의 뇌가 반응하는 사이클을 파악해 수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처음 강의를 시작했을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몇개 준비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사람들 반응이 없어서 실망했죠. 포기하고 한참을 강의를 하던 중에 예상치도 못한 부분에서 학생들이 '빵'하고 웃음이 터지더라구요.

왜 그런지 한참 고민했었는데 나중에 두뇌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답을 알았어요.

두뇌는 사이클을 그려가며 반응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주입하면 안되요. 성인들의 집중시간은 10분에서 15분, 아이들은 5분이 채 되지 않거든요.

그래서 동영상 강의 같은 경우에 일부러 PD과 상의해서 '이쯤 번개 한번, 이쯤 총알 한번, 이쯤 노래 한번…' 그런 것들을 구상해서 넣기 시작했어요“

마지막으로 이근철에게 영어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그는 “수능이던 토익이던 문제를 풀기 전 출제 위원들이 문제를 내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문제는 간단히 풀리죠.

시험에 자주 나오는 구문이 나온 문제는 시험에 나와서 중요한게 아니고, 중요하기 때문에 시험에 자주 나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우리가 자주 혼동하는 것들이 국어시험에 나오듯 영어도 마찬가지 입니다. 무조건 외우지 말고 원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영어공부의 일차원적인 생각은 '찍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능은 '찍기'가 불가능한 시험이죠. 원론을 알고 추리하다 보면 답이 보이죠.

독해를 할 때도 누가 어떻게 시작하고, 왜 반전을 일으키는지 등 생각을 가지고 읽다보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거든요.

특히 영어는 문화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도움이 되요. 그래서 팝송이나 미국 드라마 같은 것을 보는게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거죠.

영어 공부에 대한 부담을 절대로 갖지 말고, 찬찬히 원리를 파악해보면 영어는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뉴스팀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