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과장 말에 따르면요..." "로대리한테 물어보지 그래?"

'블과장'과 '로대리'가 누굴까?

언뜻 외국인 직원의 애칭 같기도 한 이 말은 사실 증권가에서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해외통신사 전용 단말기를 가르키는 말이다.

이들의 사용가격이 대리급, 과장급 연봉과 맞먹는다고 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고.

한 증권사 직원은 "단말기가 없으면 직원 한명을 더 고용할 수 있다는 아쉬움이 담긴 말이기도 하고, 웬만한 직원 한명 몫을 한다는 고마움을 담은 호칭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해외통신사 단말기의 사용가격은 옵션과 계약조건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보통 월 200만~300만원대다. 연봉으로 따지자면 3000만~4000만원 정도가 되는 셈이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다우존스 등 해외통신사들은 전 세계 시장 데이터, 통계자료, 뉴스 등 금융정보를 전용 단말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 해외증시와 경제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야 하는 증권가에서는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그런데 최근 환율 상승으로 블과장과 로대리의 몸값은 훌쩍 뛰었다.

지난해 초 원·달러 환율이 900~1000원대였던 것에 비해 올해 높게는 1600원, 현재도 1200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으니 30% 정도 오른 것이다.

'이러다가 블과장이 블부장으로, 로대리가 로과장으로 승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만하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