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창 정치부장

국회의원은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세계 최고의 비정규직이라는 우수갯 소리가 나온다.우리 정치상황을 보면 꼭 맞는 얘기다.

평생 일 할수도 있지만 일정기간만 일하다 떠날수 있다는 점에서 비정규직이다.일년에 일하는 기간이 채 절반도 안되면서도 엄청난 돈과 수십가지의 특혜를 받으니 가히 최고의 직업이다.

국회의원은 이론상으론 비정규직이 맞다.임기는 4년으로 규정돼있다.비정규직 계약기간이 2년으로 정해진 거와 논리상으로 같다.비정규직은 2년을 채우면 떠나거나 재계약을 통해 정규직원으로 채용된다.둘 중 하나로 결정된다.

국회의원도 마찬가지다.계속 의원을 하려면 임기가 끝날즈음에 선거를 통해 지역구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여기서 구민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집으로 가야 한다.직업의 불안정 이라는 측면에선 비정규직과 비슷하다.

물론 비정규직중 다른 직업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최고의 특별대우를 받는다.우선 임금이 많다.1년에 챙기는 돈이 1억원정도가 된다.별도의 사무실이 제공된다.

자기 방에 보좌관 비서관 등 5-6명정도의 보좌진을 지원받는다.운전기사도 따라 붙는다.열차도 공짜로 탈 수 있다.이런 보이는 특혜 말고도 보이지 않는 특혜는 셀수도 없다.

여기에 후원금도 받을 수 있다.선거가 없는 해는 1억5000만원,선거가 있는 해는 3억원까지 걷을 수 있다.본인의 능력만 있으면 후원금 한도를 채우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가끔 댓가성 있는 부정한 후원금을 받았다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없진 않다는 게 부담이긴 하다.

무엇보다 일을 안해도 잘리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비정규직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18대 국회가 80일 이상 문을 안 열었다.국회 문이 안 열리니 의원들은 놀 수 밖에 없었다.

그 뿐이 아니다.자동 개회하도록 돼있는 짝수월에도 개점휴업이 되기 십상이다.지금쯤이면 국회가 한참 열리고 있어야 할 시점이지만 국회는 놀고 있다.언제 열릴지 기약도 없다.

의원들이 허구한날 논다고 월급을 깍는 규정은 없다.일을 안했다고 해고 당하는 경우도 없다.다른 직업이었다면 현직 의원들은 잘려도 벌써 수십번은 잘렸을 것이다.일부 일하기를 원하는 의원은 당리당략에 밀려 일을 할 수 없는데 대해 억울해 한다.

그렇다고 스트레스가 없는 건 아니다.4년 임기가 끝날때마다 국민과 재계약을 맺어야 한다.실패하면 4년을 놀아야 한다.선거가 스트레스다.

“선거만 없으면 국회의원이 지구상에서 최고의 직업”이라는 우수갯 소리는 그래서 나온다.하기야 이것도 없으면 국회는 놀자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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