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부상한 3남 정운씨가 국방위원회에서 '위원장 대행' 자격으로 집무하는 등 후계 체제를 급속히 다지고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북한 지도부와 가까운 복수의 관계자가 이같이 증언했다"면서 "'위원장 대행'이 정식 직책은 아니지만 국방위원장을 보좌하는 자리로 보여 정운씨가 후계자로서 지위를 더욱 굳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이 올해 초 정운씨가 후계자로 선출됐다는 내부 통지를 내보낸 이후 인민무력부와 국가안전보위부를 중심으로 후계 작업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김정운 영도 체계 아래'라는 표현이 인민무력부와 국가안전보위부 문서에서 쓰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노동당 지도부도 이달 초 정운씨의 후계 내정 사실을 전국 당 조직에 전달했으며 전달 내용엔 "후계자가 누구인지 숨길 필요가 없다"는 김 위원장의 '말씀'도 포함돼 있었다고 마이니치는 밝혔다.

한편 국제 사회의 북한 제재가 본격화되고 있다. 싱가포르 외무부는 대량살상무기(WMD)를 싣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 '강남 1호'에 대해 "무기 선적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강남 1호는 지난 17일 북한 남포항을 출발해 현재 중국 연안을 따라 남하하고 있으며 출항 이후 미군 소속 함정과 항공기의 감시를 받고 있다. 강남 1호의 최종 행선지는 미얀마로 추정되며 중간 유류 보급을 위해 싱가포르에 입항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은 지난 18~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가진 뒤 최근 북한이 실시한 핵 · 미사일 실험을 강력히 비난했다. EU 정상들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1874호에 대해 " EU 집행위원회는 EU 소속 국가들이 지체 없이 안보리 결의를 이행토록 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조귀동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