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발전설비 핵심기술 확보… '글로벌 빅4'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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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다 등 원천기술 기업 '품안에'…밥캣 인수부담 털고 M&A 재시동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이달 초 경기도 용인에 있는 두산기술원을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비싸더라도 고객들이 사갈 수 있는 우리만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독자적인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시장을 선도하는 고부가가치 핵심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두산이 인수를 추진 중인 체코 업체 스코다 파워(Skoda Power)는 터빈 제조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유럽을 '제2의 두산' 거점으로
두산은 당초 상반기 내에 스코다 파워 인수를 마무리할 방침이었지만,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문제로 인해 잠시 작업속도를 늦췄다. 지난달 말에야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 기업에서 제외됐고,이달 초에는 그룹 구조조정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완벽하게 자신감을 회복했다. 2007년 미국 소형 건설장비 업체인 밥캣 인수로 인한 유동성 우려를 털어내고,해외 기업 인수 작업에 다시 시동을 건 배경이다.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유럽 금융권으로부터 인수대금의 절반을 조달하기 위해 현지 금융회사들과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고,두산중공업의 내부 운영자금도 1조원에 달해 자금 걱정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두산중공업은 스코다 파워 인수 계약을 오는 8월께 맺을 예정이다. 이 회사 인수에 성공하면 세계 발전부문 시장에서 미국 GE,독일 지멘스,스웨덴 ABB 등에 이어 4위로 올라선다. 스코다 파워는 보일러에서 나오는 증기를 회전력으로 바꾸는 터빈의 설계 및 제조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은 그동안 발전부문에서 약점으로 지적돼온 터빈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유럽 발전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밥캣을 인수하면서 체코 수도 프라하 인근에 확보해 둔 연산 1만5000대 규모의 소형 굴착기 등 건설장비 생산기지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파는 것도,사는 것도 M&A"
박용만 ㈜두산 회장은 "잘 파는 것도 M&A(인수 · 합병)이며 잘 사는 것도 M&A"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기업을 인수하고 파는 시점을 잘 잡아야 성공적인 M&A를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두산은 이달 초 방위산업 업체인 두산DST를 비롯해 병뚜껑 제조업체인 삼화왕관 사업부문,KFC와 버거킹을 운영하는 SRS코리아,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20.54%)을 총 7808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SPC(특수목적회사)를 만들어 자금을 모으고 계열사를 매각하는 방식을 동원한 것.
기업을 사는 것도 남다르다. 2001년과 2005년에 각각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뒤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05년 미국 물처리사업 원천기술을 보유한 AES(현 두산하이드로테크놀로지)를,2006년에는 발전소 보일러부문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영국 미쓰이밥콕(현 두산밥콕)을 각각 인수했다. 2007년 친환경 엔진기술 및 특허를 보유한 미국 CTI와 밥캣을 품고 'M&A 강자'로 올라섰다.
스코다 파워 인수 추진도 그동안 두산이 보여줬던 원천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M&A와 맥을 같이 한다. 두산중공업이 원자력발전 부문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05년 미국계 원전설비업체인 웨스팅하우스 인수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아픈 추억'도 이번 스코다 파워 인수에 반영됐다.
두산은 스코다 파워 인수 협상을 마무리한 이후 추가적인 M&A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A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2~3개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해 다각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장창민/안재석 기자 cmjang@hankyung.com
그는 이 자리에서 "비싸더라도 고객들이 사갈 수 있는 우리만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독자적인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시장을 선도하는 고부가가치 핵심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두산이 인수를 추진 중인 체코 업체 스코다 파워(Skoda Power)는 터빈 제조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유럽을 '제2의 두산' 거점으로
두산은 당초 상반기 내에 스코다 파워 인수를 마무리할 방침이었지만,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문제로 인해 잠시 작업속도를 늦췄다. 지난달 말에야 재무구조개선 약정 대상 기업에서 제외됐고,이달 초에는 그룹 구조조정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완벽하게 자신감을 회복했다. 2007년 미국 소형 건설장비 업체인 밥캣 인수로 인한 유동성 우려를 털어내고,해외 기업 인수 작업에 다시 시동을 건 배경이다.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유럽 금융권으로부터 인수대금의 절반을 조달하기 위해 현지 금융회사들과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고,두산중공업의 내부 운영자금도 1조원에 달해 자금 걱정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두산중공업은 스코다 파워 인수 계약을 오는 8월께 맺을 예정이다. 이 회사 인수에 성공하면 세계 발전부문 시장에서 미국 GE,독일 지멘스,스웨덴 ABB 등에 이어 4위로 올라선다. 스코다 파워는 보일러에서 나오는 증기를 회전력으로 바꾸는 터빈의 설계 및 제조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두산은 그동안 발전부문에서 약점으로 지적돼온 터빈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유럽 발전시장 공략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밥캣을 인수하면서 체코 수도 프라하 인근에 확보해 둔 연산 1만5000대 규모의 소형 굴착기 등 건설장비 생산기지도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파는 것도,사는 것도 M&A"
박용만 ㈜두산 회장은 "잘 파는 것도 M&A(인수 · 합병)이며 잘 사는 것도 M&A"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기업을 인수하고 파는 시점을 잘 잡아야 성공적인 M&A를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두산은 이달 초 방위산업 업체인 두산DST를 비롯해 병뚜껑 제조업체인 삼화왕관 사업부문,KFC와 버거킹을 운영하는 SRS코리아,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20.54%)을 총 7808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SPC(특수목적회사)를 만들어 자금을 모으고 계열사를 매각하는 방식을 동원한 것.
기업을 사는 것도 남다르다. 2001년과 2005년에 각각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과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 뒤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05년 미국 물처리사업 원천기술을 보유한 AES(현 두산하이드로테크놀로지)를,2006년에는 발전소 보일러부문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영국 미쓰이밥콕(현 두산밥콕)을 각각 인수했다. 2007년 친환경 엔진기술 및 특허를 보유한 미국 CTI와 밥캣을 품고 'M&A 강자'로 올라섰다.
스코다 파워 인수 추진도 그동안 두산이 보여줬던 원천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M&A와 맥을 같이 한다. 두산중공업이 원자력발전 부문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05년 미국계 원전설비업체인 웨스팅하우스 인수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아픈 추억'도 이번 스코다 파워 인수에 반영됐다.
두산은 스코다 파워 인수 협상을 마무리한 이후 추가적인 M&A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A업계 관계자는 "두산은 2~3개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해 다각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장창민/안재석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