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이후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투신이 최근 실제로는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은 선물 옵션 동시만기일인 지난 11일 이후 7거래일 중 하루를 빼고는 매일 순매도 중이다. 하지만 선물 가격과 현물(주식) 가격 차이에 따라 이뤄지는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감안할 경우 투신은 지난주부터 매수 우위로 돌아서 5일 연속 순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5일의 경우 투신은 2503억원(이하 유가증권시장 기준)어치의 주식을 내다 팔았지만 같은 날 프로그램 차익 매물은 이보다 2000억원 이상 많은 4569억원에 달했다. 차익거래에서 투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선인 점을 고려할 때 당일 투신은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투신이 순매도한 금액에서 프로그램 차익 매물을 상계하면 16일부터 19일까지 매일 500억원 이상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투신이 200억원대 순매수를 보인 18일에는 차익 매물이 1800억원에 달해 투신 순매수 금액은 2000억원에 육박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신이 예전보다 프로그램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에 비춰볼 때 프로그램 매물도 거의 소진된 것 같다"며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사상 최저 수준인 5조9000억원대로 떨어진 점이 프로그램 매물 압박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