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한목소리로 경기가 하강하고 있으며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윤 장관과 진 위원장은 확장적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론을 펴고 있다. 이는 경기 하강세는 끝났다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과는 감도가 다른 것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한은의 독자 행동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기 하강세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어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에 변화를 보이면 당연히 한은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채권시장에선 한은이 통화정책 방향을 틀 수도 있다는 쪽으로 해석했고 채권 금리는 급등했다.

이런 가운데 윤 장관은 18일 "과잉 유동성이 아니다"며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때까지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뜻이 확고하다"고 못박았다. 그는 특히 "1920년대 세계 대공황과 1980년대 일본 불황 등을 참조하고 있다"며 섣부른 기조 전환은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허경욱 재정부 1차관도 이를 거들었다. 허 차관은 18일 "채권 투자자들이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에 베팅한 것은 오판"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