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보수적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최근 예탁 자산 3억원 이상의 PB(프라이빗 뱅킹) 고객 1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의 상품 포트폴리오는 정기 예 · 적금,CMA(종합자산관리계좌),MMF(머니마켓펀드),채권 등의 예금형이 61.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21일 밝혔다. 직접투자,주식형펀드 등의 투자형 상품 비중은 27.7%,보험은 10.9%였다.

이는 지난해 조사 때보다 예금형 상품 비중은 크게 늘어난 반면 투자형 상품 비율은 대폭 감소한 것이다. 작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기 직전 국민은행이 PB 고객 7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상품 포트폴리오 현황에서는 투자형이 64.0%로 가장 많았고 예금형 26.4%,보험 9.6%로 조사됐었다.

김순현 PB사업본부장은 "주식시장 호황으로 작년 8월까지는 투자형 자산이 급증했지만 올 들어 예금형 자산 중심으로 전환됐다"며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안전형 예금 자산이 약 30%로 유지되는 가운데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형 자산이 증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고액 자산가들의 총 자산에서는 금융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았다. 금융 자산은 53.7%로 작년에 비해 1.2%포인트 증가한 반면 부동산 자산은 46.3%로 1.2%포인트 줄었다. 김 본부장은 "부자들은 아직까지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 추세로 들어섰다고 판단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PB 고객들의 자산 규모는 10억~30억원이 44.8%로 가장 많고 △50억원 이상 21.8% △30억~50억원 19.4% △5억~10억원 12.7% △3억~5억원이 1.2%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