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창업자들의 시름이 늘어만 간다. '유통산업의 꽃'이라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아이템이 좋아 기대에 부풀어 뛰어들었던 사람들도 금세 어렵다는 신세한탄을 하기 일쑤다.

문제는 '무대포 창업'에 있다. 너도나도 준비되지 않은 채 가게만 열고 보자는 식의 낮은 창업 문턱,형식뿐인 창업절차,점주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가맹비만 챙기는 본사의 업무행태가 개선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개의 점포가 여기저기 생겼다가 한꺼번에 문을 닫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

(주)세울푸드원(회장 박찬중 www.mazzimazzi.com)의 호프요리주점 '마찌마찌'와 수제요리주점 '주모리'는 본사와 가맹점의 돈독한 공생관계를 통해 프랜차이즈 사업이 빠져들기 쉬운 매너리즘을 타파한 사례다.

이 회사의 모기업인 주류 도매업에서 16년간 잔뼈가 굵은 박찬중 회장이 안정적인 수익처 확보를 위해 2004년 마찌마찌와 주모리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기존의 프랜차이즈와 다르게 운영방식의 틀을 깨면서 사업 시작 6개월 만에 서울 동북부 지역 최대의 요리주점 프랜차이즈로 급성장했다. 마찌마찌는 현재 불황도 잊은 채 전국에 100개가 넘는 가맹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마찌마찌는 '캐주얼 드링크 스테이션'을 컨셉트로 한다. 주머니가 가벼운 20대를 주 고객층으로 삼아 대학가에 주로 개설돼 있다.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인심 좋은 안주를 내놓는 게 특징. 세 가지 안주로 구성된 세트메뉴가 1만~2만원대에 불과해 요즘에는 30~40대 고객층까지 흡수한다. 10여 명 이상의 단체 손님들에게도 부담이 없다. 주모리는 수제요리가 특징이다.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지만 본사가 중앙집중식 물류 공급으로 모든 요리의 맛과 품질을 표준화했다. 이곳의 가격 역시 저렴하게 책정했다.

마찌마찌와 주모리의 낮은 메뉴가격은 본사의 차별화된 식자재 유통방식이 있기에 가능하다. 중간 유통단계를 줄이고 본사가 직접 모든 식자재를 반가공 형태로 각 점포에 공급하기 때문에 약 15%의 가격거품을 없앨 수 있다고. 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의 수익으로 돌아온다. 박 회장은 매주 3회 이상 식자재 공급업체를 만나 유통 상황을 점검하는 '발품'까지 팔고 있다. 가맹점과 본사는 '바늘과 실'이어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또 주점 면적이 132㎡ 이상은 돼야 고객 불편이 없다는 생각에 2층 입점 전략을 폈다. 1층과 같은 임대료로 더 넓은 점포를 얻을 수 있고,덩달아 가맹점주의 창업부담도 줄어든다. 수익이 부진한 가맹점의 문제를 진단해 이를 해결해주는 '재활성화 정책'도 눈길을 끈다. 실내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인테리어를 바꿔주고 조리 노하우가 부족하면 주방장을 파견하는 식이다. 물론 모두 본사 부담이다.

(주)세울푸드원은 현재 마찌마찌와 주모리의 뒤를 잇는 제3의 브랜드 론칭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의 프랜차이즈 신화는 이제 서막에 불과하다.

신재섭 기자 shin@hankyung.com

인터뷰 / 박찬중 세울푸드원회장 "가맹주들 쓴 소리도 달게 받지요"

(주)세울푸드원의 박찬중 회장은 매달 가맹점주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운영상 애로사항이 있다면 귀담아 들으면서 해결점을 찾아주려 애쓰고,본사 지원에 대한 쓴 소리도 달게 받는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는 '현장의 소리'는 곧 회사 정책에 반영된다. 이는 주류도매사업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경영노하우다. 그는 "주류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도 저녁 5시면 밖에 나가 거래처를 발이 닳도록 돌아다녔다"며 "유통업은 시장의 변화에 민감해야 하기 때문에 책상에 앉아 손품만 팔면 절대 잘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최근 인재 영입에 골몰하고 있다. 대기업 출신 유통 전문가들을 불러 프랜차이즈 전문경영인,상권분석전문가,유통전문가로 육성한다. 그는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해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전략은 가맹점주들이 사소한 문제에 신경을 덜 쓰고 오직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모든 사업 전략이 곧 가맹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귀결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