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미국 정부가 마련한 금융시장 안정대책의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하는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미 금융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 보도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그로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2005년 관련 투자를 회수해 투자자들의 자산을 지켜준 가장 성공적인 채권투자 매니저라는 명성을 얻었다.그는 최근 은행의 부실자산을 덜어주기 위한 미 정부의 민관합동투자 프로그램(PPIP)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와 ‘닥터 둠’으로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부실 금융사의 국유화를 주장한데 반해 그로스는 국유화는 재앙이 될 수 밖에 없으며 민과 관이 위험을 분담하는 PPIP가 은행,납세자,투자자 모두를 위한 ‘윈윈 게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 경제전문 방송인 CNBC에 고정 출연하고 매 달 한차례식 경제칼럼을 핌코 웹사이트에 올려 자신의 생각을 알리고 있다.미 재무부 관리들은 정책 결정과정에서 그의 조언을 듣기 위해 수시로 전화를 하고,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이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도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65세의 그로스는 투자자들이 맡긴 자산을 불려주기 위해 모든 열정을 쏟는다.그래서 참모들과 회의할때 블라인드로 햇빛을 완전히 가리도록 하고 블랙베리와 휴대폰을 모두 꺼 회의에 집중하도록 한다.또 라스베이거스에서 도박을 하면서 투자 전략을 구상하는가 하면,물구나무 서기를 하면서 사업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TV에 출연하거나 고객을 만날 때 넥타이를 단정하게 매는 대신 목에 둘러 스카프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