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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바랜 금융허브 홍콩­…'대륙의 변방'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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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하이ㆍ베이징 등에 밀려 5월 개인파산도 53% 급증
    부동산ㆍ증시는 버블 경고음

    오는 7월1일은 156년간 영국의 지배를 받던 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지 12년이 되는 날이다. 동방의 진주로 불리던 국제 금융허브로서의 명성은 상하이 베이징 등 대륙 도시들의 공세에 빛을 잃어가고 있다. 개인파산이 급증하는 등 금융위기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신종 플루마저 확산일로다. 증시 부동산 등 자산 시장에선 핫머니 유입에 의한 거품 붕괴 우려마저 나온다.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개선도 홍콩의 핵심 산업인 물류를 위축시키는 악재다. 홍콩 당국은 중국 광둥성과의 통합을 촉진하고 의료 교육 등 6대 신성장동력을 통한 지식기반 경제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홍콩 금융위기는 현재진행형

    홍콩의 5월 개인파산 신청은 1417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3.5% 증가했다고 홍콩 명보가 22일 보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파산 선고 건수도 75.4% 급증한 1491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5월까지 홍콩의 개인파산 신청과 선고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69.9%,71.7% 늘었다. 개인파산 급증은 지난해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아직도 홍콩 사회에 거대한 충격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명보는 전했다.

    홍콩의 1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4.3%였다. 작년 2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7.8% 뒷걸음질쳤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이후 최악이다. 특히 1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2.7% 급감했다. 5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홍콩 정부가 올해 수출 전망치를 종전의 -6%에서 -10~-12%로 하향 조정할 만큼 앞날도 밝지 않다.

    게다가 핫머니도 문제다. 중국 경기 회복을 기대한 핫머니가 밀려들면서 홍콩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 버블이 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항셍지수는 5월 한 달간 17.1% 상승해 3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5월 부동산 판매도 전년 동기보다 28.9% 증가했다.

    그러나 "해외 자금의 끊임없는 유입이 자산 가격 인플레와 버블을 만들어낼 수 있다"(조세프 얌 홍콩 금융관리국 총재)는 우려가 적지 않다. 홍콩의 예금잔액이 최근 2569억홍콩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이나 HSBC가 예금금리를 연 0.01%에서 0.001%로 낮춘 것도 핫머니 유입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신종 플루 악재마저 덮친 상황이다. 21일 하루에만 65명의 신종 플루 환자가 추가로 발생하자 홍콩당국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여름방학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미 2주간 휴교령이 내려진 중 · 고교에 대해선 휴교 연장도 고려하고 있다.

    ◆기로에 선 홍콩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뒤처진다(不進則退)."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지난 4월 홍콩을 향해 던진 말이다. 홍콩 · 중국 간 자유무역협정에 해당하는 CEPA(긴밀한 경제무역협력협정) 범위를 매년 확대하는 등 홍콩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중국이지만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밀릴 수 있다는 경고다. 이는 중국 국무원이 상하이를 2020년까지 국제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하고 베이징과 톈진도 금융허브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국제 금융허브로서 홍콩의 위상이 도전받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더욱이 양안 간 봄바람이 홍콩에는 찬 겨울바람으로 다가오고 있다. 양안의 전면 교류로 올 한 해 홍콩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2% 줄어들 것(씨티은행)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안 관계 개선은 홍콩을 찾는 중국 여행객의 감소는 물론 중국과 대만을 잇는 홍콩의 중개무역 기능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홍콩의 행정수반인 도널드 창 행정장관은 이날 지식기반경제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 의료,교육,심사 및 인증,혁신과 기술,문화와 창조산업,환경 등 6대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 금융,전문서비스,무역 및 물류,관광 등 4대 지주산업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광둥성을 축으로 한 주장삼각주와의 통합을 통해 중국 시장에 적극 진출하겠다는 구상도 거듭 확인했다. 홍콩은 지금 화려한 부활을 할지 대륙의 변방으로 처질지 기로에 서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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