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구역 건축비는 고무줄?'

서울의 주요 재개발 추진지역 건축공사비가 구역별로 3.3㎡(평)당 최대 60만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사업추진시기가 비슷해 별도의 물가 인상률을 감안하지 않아도 되는 6개 구역의 건축공사비를 분석해서 나온 것이다.

이처럼 '그때 그때 다른 재개발구역 건축비'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행 재개발 시행구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국내 재개발의 경우 조합과 시공사 등 민간 사업주체들이 상호이해를 맞추는 방식으로 건축비를 산정해내고 있는 탓에 땅을 매입해 신규주택을 공급하는 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증체계가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들쑥날쑥 공사비

한국경제신문이 분양가 상한제 시행 직전인 2007년 11월 이전에 관리처분을 신청한 6개 조합들의 관리처분 결과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금호17구역의 '3.3㎡당 건축공사비'가 419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임대 아파트를 포함한 건축 연면적은 7만9809㎡이고,총 공사비는 약 1011억5686만원으로 3.3㎡(평)당 공사비는 419만원이다. 이와 관련,GS건설 관계자는 "건축공사비에 이주비금융비용이 포함돼 평당 공사비가 높게 산출된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건설이 시공사인 금호19구역도 3.3㎡당 건축공사비가 407만원을 기록,3.3㎡당 건축공사비가 400만원 이상 사업지로 조사됐다. 삼성건설 관계자는 "총 공사비 1634억원은 대지조성 공사비 370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아현 3구역과 아현 4구역의 경우 시공사는 달랐지만 3.3㎡당 건축공사비가 각각 396만원과 396만5000원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취재대상 가운데 건축비가 가장 적게 나온 사업장은 용두1구역으로 3.3㎡당 359만7000원으로 조사됐다. 대림산업이 시공사인 신당7구역의 경우 이보다 약간 높은 3.3㎡당 363만원으로 분석됐다.

◆조합 · 시공사 이해관계 따라 건축비 제각각

이처럼 3.3㎡당 공사비가 들쑥날쑥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재개발 사업 주체인 조합과 민간 건설사 간의 이해 관계 조정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조합은 상법상 영리법인이고,이익이 발생하면 세금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조합원의 총감정평가액을 미리 정해 놓고,그것을 다시 '조합원 수'와 '조합원 개별 필지별 차이점'을 반영해 일정 수준으로 분배하는 방식으로 건축비를 산정한다. 즉 조합의 개발이익이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면 소득세가 커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정을 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재개발구역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미리 돈 주고 지주들의 땅을 수용하는 공영개발사업은 개발이익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공시지가의 몇%로 보상하는 것이 성립되지만,지주들의 조합사업인 경우 이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모두 조합(조합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모든 원가산정은 이익이 나는 쪽으로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