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여유가 있는 상장사들이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 등을 추진하는 녹색성장주의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

투자 차원에서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녹색성장 사업에서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한미반도체는 코스닥 LED업체 루멘스 지분 4.08%(142만주)를 58억원에 인수했다. 한미반도체는 대만 투자자가 보유하던 120만주를 취득했고 나머지 22만주는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사들였다.

한근섭 한미반도체 상무는 "루멘스의 LED사업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키로 했다"며 "금리가 많이 떨어져 현금 운용 차원에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양사의 사업 연관성을 찾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멘스는 모바일 노트북TV에 이어 자동차용으로까지 LED사업 영역을 확장해 주목받는 회사다. 최근엔 현대 · 기아차그룹에 자동차 사이드미러용 램프를 공급하고 있다. 루멘스는 한미반도체의 지분 인수에 힘입어 전날 8%대에 이어 이날도 2.15%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닥 시설물 관리업체 신천개발도 오는 26일 태양전지 사업을 추진 중인 티모테크놀로지 지분 9.6%를 49억원에 매입할 예정이다.

신천개발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티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취득해 티모 2대주주가 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티모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시험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양산을 준비 중이다. 티모 관계자는 "아직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 않지만 태양전지 사업이 유망하다고 보고 증자에 단독 참여한 것"이라며 "향후 공동으로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의 프레스 제조업체 심팩도 지난주 씨티씨바이오 지분 투자와 함께 제휴를 맺고 바이오에너지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심팩은 씨티씨바이오 지분 7.3%를 48억원에 매입하면서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바이오아크릴소재인 '3-HP'를 조기 상용화하는 데 상호 협력키로 했다. 이에 힘입어 씨티씨바이오는 최근 닷새 연속 상승세를 타며 이 기간 19% 급등했다.

LED 소자를 만드는 고덴시는 전날 LED칩을 생산하는 나리지*온의 신주 53%가량을 403억원에 취득하며 경영권까지 인수했다. 고덴시는 나리지*온의 LED칩 생산과 함께 LED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녹색성장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기보다는 기존 업체 지분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까지 노린 투자가 활발하다"며 "시너지 기대감이 높을수록 투자 기업과 투자 대상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