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달러화 약세와 미국의 재고 감소 전망이 나오며 이틀만에 반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은 전날 종가보다 1.74달러(2.6%) 오른 배럴당 69.24달러, 런던 석유거래소(ICE) 선물시장의 8월물 브렌트유는 1.74달러 오른 배럴당 68.72 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유는 전날의 세계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뒤늦게 반영되며 2.75달러 하락한 배럴당 66.5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이틀 간의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 외에도 달러화 약세에 따른 자금 유입과 미국 원유 재고의 감소 전망이 상승을 견인하며 반등했다. 특히 24일까지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달러화의 약세를 이끈 것도 한 몫 했다.

달러화 약세는 일반적으로 유가 인상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와 관련, 선물투자업체인 컨플루언스 인베스트먼트의 빌 오그레이디 애널리스트는 "금융시장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 재고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 또한 유가를 밀어올렸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체 분석을 통해 24일 발표될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원유 재고량이 95만 배럴 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우존스도 사전조사 결과 재고가 약 130만 배럴 감소할 것(19일 기준)으로 예측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내 산유국들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히 유가의 변수지만, 아직까지 석유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OPEC 제2위의 산유국인 이란에서 대선 부정선거를 둘러싼 정부와 시위대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의 모하메드 알리 카티비 OPEC 이사는 "이란 석유산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석유 생산·정제시설은 도시지역 밖에 위치해 있어 소요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가의 급등 우려에 대해, 호세 보텔로 바스콘셀로스 OPEC 의장은 이날 "국제 유가가 80달러선으로 회복되더라도 글로벌 경기 회복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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