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은 자칫 옷차림이 흐트러지기 쉬운 계절이다. 직장인으로서 품위를 유지하면서 편한 옷차림을 연출해 내는 것이 쿨비즈룩 코디법의 핵심이다. 또 옷이 많다고 무작정 멋쟁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김나라 로가디스 디자인 실장은 "비즈니스 캐주얼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인 재킷은 화이트와 네이비 등 두 벌 정도 갖추고 셔츠는 화이트 · 블루 · 퍼플 3벌,바지는 그레이 아이보리 브라운 등 3벌이면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김 실장은 이들을 조합하면 18가지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고 한다.

◆재킷은 가볍고 시원한 색상으로

재킷은 안감을 최소화해 가볍고 시원한 소재와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소재는 면의 일종인 모헤어와 마처럼 까끌까끌한 리넨소재가 대표적이다. 모헤어는 앙고라산양에서 나온 털로 수분을 잘 흡수하고 몸에 잘 붙지 않아 양모보다 쾌적하고 피부에 닿는 느낌도 시원하다. 리넨재킷은 살짝 구김이 가지만 최근에는 이를 자연스러운 멋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다. 색상은 화이트나 네이비 등 시원한 색상이 적합하다. 단색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화이트 색상을 바탕으로 라펠(옷깃)이나 주머니 등에 레드 등의 컬러 스티치로 포인트를 준 재킷을 추천한다. 타이는 매지 않는 것이 쿨비즈의 기본이지만 중요한 자리라면 시원한 소재와 컬러를 고른다. 화이트 바탕에 블루 스트라이프 혹은 블루 바탕에 화이트 도트 무늬가 새겨진 디자인이 권할 만하다. 넥타이가 싫다면 베스트나 카디건 등으로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내거나 행커치프 등을 꽂아 격식 있는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도 좋다.

◆셔츠는 슬림하게,깃 단추로 세련미

쿨비즈에는 일반적인 드레스 셔츠보다 약간의 디자인 포인트가 있는 슬림한 셔츠가 적합하다. 따라서 가슴둘레나 소매통이 넓은 것은 피하고 어깨선이 꼭 맞는 것을 선택한다. 또한 칼라 깃 끝에 단추가 달려있는 버튼다운 셔츠나 클레릭 셔츠는 세련된 인상을 줄 수 있다. 성직자 옷에서 유래된 클레릭 셔츠는 칼라와 소매단의 색상이 다른 셔츠를 말한다. 버튼 다운 셔츠는 셔츠의 첫 단추를 풀어도 칼라의 형태가 유지되어 자연스럽기 때문에 캐주얼에서 많이 활용된다. 송은영 캠브리지멤버스 디자인실장은 "소재는 면과 리넨 혼방 또는 면 소재의 셔츠가 통기성이 좋다"며 "색상은 화이트나 블루 등이 무난하지만 스트라이프나 체크패턴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활동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 실장은 "두 가지 이상의 멀티컬러를 선택할 때는 가능하면 화이트와 섞인 셔츠를 선택하면 보기에 경쾌하고 시원하다"고 덧붙였다. 또 블루 린넨 셔츠는 네이비 재킷과 밝은 색상의 바지와 어울린다. 그린과 브라운 블루컬러의 체크 패턴 셔츠는 트렌디하면서도 경쾌해 비즈니스캐주얼은 물론 가벼운 야외활동에도 적합하다.

◆바지는 재킷보다 짙거나 옅은 색상으로

남성들의 스타일을 결정하는 데 바지는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다. 바지 역시 몸에 잘 맞아 슬림해 보여야 하며 울이나 면소재가 좋다.

최혜경 마에스트로 디자인 수석은 "울 소재의 경우 모헤어 소재의 바지를 추천할 만하다"며 "여름철 바지 소재로 적합하며 실크처럼 광택이 나면서 촉감도 탄력적이어서 고급스럽다"고 설명했다. 색상은 재킷보다 밝거나 어두운 색상을 선택해 상하 명도 차이를 주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재킷과 바지의 색상이 같거나 비슷한 건 좋은 코디법이 아니다. 그레이,아이보리,브라운 등의 컬러는 어떤 재킷과 함께 입어도 무난하게 잘 어울리며 다양한 코디가 가능해 유용하다. 물론 주머니가 많이 달린 카고 팬츠나 워싱 청바지 등은 피해야 한다. 화이트 색상은 다리가 굵어 보일 수 있지만 스트라이프 등의 패턴이 들어가면 오히려 다리가 길고 날씬해 보일 수 있다. 재킷과 바지는 같은 색상을 피해야 하지만 화이트는 예외.화이트 바지와 재킷은 과감한 패션 감각을 드러낼 수 있는 코디법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