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천원숍+편의점…롯데슈퍼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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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유통매장 '마켓999' 오픈…대형슈퍼의 3분의1 규모
롯데슈퍼가 일반 슈퍼마켓에 천원숍과 편의점을 결합한 새로운 소형 유통매장을 선보였다. 불황기에 저렴한 균일가로 야채,육류,수산물,청과,제과 등 식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신유통모델이어서 그 성공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롯데슈퍼는 지난 1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8번 출구 부근에 '마켓999' 1호점을 낸 데 이어 26일 목동에 2호점을 연다. 마켓999 신촌점은 옛 올리브영 매장자리에 218㎡(66평) 규모로 들어섰다. 편의점보다 2~3배 크고 대형슈퍼마켓(SSM)의 20~30% 수준이다.
이곳에선 야채,청과,축산,수산 등 신선식품과 국수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샴푸 비누 치약 그릇 등 일상 생활용품을 990원,1990원,2990원 등 세 가지 가격으로 판매한다. 균일가라는 점에서 1000원,2000원,3000원에 파는 다이소 등 천원숍과 비슷하지만 상품 구색에서 차이가 난다. 천원숍이 대부분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반면 마켓999는 신선 · 가공식품 비중이 훨씬 높다.
품목 수는 신선식품 400여종,가공식품 1800여종,생활용품 900여종으로 모두 3100여종이다. 1만개가 넘는 SSM의 30% 선이다. 대부분의 신선식품은 균일가에 맞춰 소용량으로 포장해 판매한다. 계란은 일반 매장에서 10개 단위로 팔지만 이곳에선 3개 단위로 990원에 판다. 편의점에서 700원에 파는 삼각김밥은 두개로 묶어 990원에,점포의 한 모퉁이에 자리잡은 제과점 '보네스페'에선 갓 구운 빵을 990원 단위로 포장해 판다.
이처럼 균일가에 맞춘 상품은 슈퍼마켓의 정상 판매가보다 평균 10~20% 싸다. 지하철역과 정류장이 가까워 유동인구가 많은 점포 입지와 판매사원이 따로 없는 셀프 매대와 계산대 등은 편의점과 비슷하다. 상품 구색은 슈퍼마켓,가격 책정은 균일가숍,매장 입지와 구성은 편의점에 가까운 셈이다.
정병구 롯데슈퍼 마케팅팀 과장은 "불황기에 가격 메리트가 있는 균일가 MD(상품구성) 방식을 연구하다가 아예 독립 점포로 운영하게 됐다"며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부담없이 사갈 수 있는 저가의 소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슈퍼는 몇 달간 2개 점포를 시범 운영한 뒤 소비자의 반응이 좋고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는 소형 점포 모델로 입증되면 본격적으로 매장 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소형 유통매장은 동네 상권에 부적합한 모델로 최근 정부와 여당이 SSM 출점을 제한하려는 움직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향후 신규점은 역세권 등 유동 인구가 많은 번화가를 중심으로 낼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