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등 '하이브리드 케미컬' 종목을 주목하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하이브리드 케미컬은 정보기술(IT)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어 경기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전통적 화학사업과는 달리 안정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24일 "전통적인 화학사업(퓨어 케미컬)은 현재 이익을 내고 있지만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장기 성장동력을 갖춘 하이브리드 케미컬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케미컬로 꼽히는 LG화학은 이날 1.85% 뛴 13만7500원에 장을 마쳐 올 상승률이 93.66%에 달한다. 이는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21.28%)의 약 4.5배 규모다. LG화학은 액정표시장치(LCD)에 들어가는 부품인 편광판과 2차전지 등 IT소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왔고 내년부터는 제너럴모터스(GM)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공급키로 하는 등 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을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LCD용 유리 사업에 진출하고 LG그룹의 태양광 사업에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 부문도 맡기로 하는 등 성장 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일모직도 편광판과 반도체 관련 재료 등 IT소재 부문을 키우고 있는 하이브리드 케미컬 종목이다. 나은채 현대증권 연구원은 "IT소재는 올해 매출이 1조2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29%지만 이익 비중은 37%에 달할 전망"이라며 "2011년엔 매출 규모가 퓨어 케미컬과 비슷한 1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정밀화학도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김영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성과 수익성이라는 오랜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그룹의 태양광 사업이 수직계열화 청사진을 마련한 만큼 삼성정밀화학 폴리실리콘 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또 효성은 초고압차단기 등 중전기사업과 풍력발전 부문으로 기존 퓨어 케미컬 사업을 보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다. 효성은 이날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3.13% 올라 나흘 만에 반등했다.

안 연구원은 "국내 업체들보다 앞서 하이브리드 케미컬로 변신한 일본 화학업체들은 영업이익의 60% 이상이 IT소재 등 하이브리드 케미컬에서 나온다"며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경로를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