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중심지였던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연구개발과 관광레저 단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25일 경남 진해시 남문지구.부산과 경남의 해양 · 조선 연구개발(R&D) 기지가 될 이 곳에는 성토 작업을 하는 지게차들과 흙을 실어나르는 트럭들로 활기찼다. 현재 공사진척도는 20% 선.부산진해자유구역청은 지난달 경상대와 MOU를 체결,세계적인 외국 연구기관 유치에 나섰다. 2011년 완공되면 울산 · 부산 · 거제 조선단지를 아우르는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 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문지구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인 남양지구도 오는 9월 첨단 생산업체 입주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인근 웅동지역도 관광레저 중심지로 개발되고 있어 이 일대는 레저 및 첨단생산업체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10분 거리인 부산의 화전지구도 공사가 86% 진척돼 올해 가동에 들어간다. LS산전은 화전지구 내 공장을 당초 12월에서 8월로 앞당겨 가동할 예정이다. 주수현 부산발전연구원 지식경제본부장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내 부산과학 및 신호산업단지에 272개 업체가 입주해 인근 녹산공단과 함께 제조산업 중심지가 됐다"며 "거가대교가 건설되고 R&D와 관광레저단지까지 구축되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경쟁력은 무한한 배후시장이다. 지정학적으로 유럽 동남아 동북아 미주를 연결하는 주간선항로에 자리잡아 어느 곳과도 연결된다. 20분 거리의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일본 등 세계 10개국 30개 도시와 이어진다. 중국 러시아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대륙횡단철도도 쉽게 연결된다. 총 17.16㎢의 항만과 배후부지도 갖추고 있다.

외국인도 이 지역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외자유치 실적은 8억6700만달러로 전국 자유구역 중 최대다.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올 들어 보트엔진 부품과 요트를 만드는 미국 MMIS사와 5000만달러의 투자 MOU를 맺었다. 외국 기업들의 수요를 겨냥, 미음(10만평)과 남문(4만평)에 부품소재 전용단지를 조성 중이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이 곳을 첨단산업,물류,국제비즈니스,관광레저가 어우러진 명품 신도시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신항만,명지,지사,두동,웅동 등 5개 지역으로 나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신항만은 기존 부산항 · 철도 · 항공 인프라와 연계 개발된다. 명지지구는 동북아 비즈니스 거점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2조1000억원이 투입돼 2013년까지 국제 해사업무시설과 외국인 주거여건을 갖춘 448만㎡ 규모의 국제신도시로 완성된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는 외국병원 학교 등이 제대로 유치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비율을 50%에서 30%로,자본금도 50억원에서 30억원 이상으로 낮춰 투자 유치를 원활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경제자유구역청은 구역 내 외국인학교도 두바이 중국 싱가포르처럼 영리를 취해 과실송금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줄 것과 우수대학 및 연구소에 부지와 건물을 제공해주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