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 요트 · 항공우주산업 등을 기반으로 하는 남해안 시대의 청사진이 구체화되고 있다. 경남 부산 전남 등 3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청사진은 도시 간 협력을 통해 경제와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융합도 이루면서 글로벌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것이다. 3대 핵심 사업은 마산의 로봇랜드,통영 고성의 요트,진주 사천의 항공우주산업이다.

마산은 인천과 함께 정부의 로봇랜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마산 로봇단지는 현재 모습을 드러낸 내서읍 중리의 로봇클러스터와 새로 들어서는 로봇시티 등 두 곳이다.

25일 오전 내서읍에 위치한 로봇클러스트.경남거점로봇센터,메카트로닉스센터,마산밸리 등 3개 건물이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다. 로봇클러스터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2000년대부터 로봇산업 유치를 검토해오다 2004년부터 810억원을 들여 개발을 시작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로봇클러스터에는 80여개 로봇관련 기업들이 입주해 개발과 생산에 열중하고 있다. 올해 초 시무식에는 인공지능로봇 3대가 동원됐고 각종 행사에도 늘 로봇이 등장하는 '로봇'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내서읍 로봇클러스터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구산면 구복리 일대 마산로봇시티 예정지는 논밭 상태 그대로다. 이곳은 앞으로 1조2700억원이 투입돼 로봇랜드(99만㎡),로봇생산 전문산업단지(99만㎡),연구개발단지인 로봇밸리(50만㎡)로 조성된다. 이 중 마산시가 가장 먼저 개발하는 곳이 로봇랜드다. 7000억원을 들여 전시관 컨벤션센터 연구단지 생명과학관,전망대 등이 설치된다. 로봇랜드는 지난 3월 지역 지정을 위한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오는 9월께 민자유치 공모에 이어 연말께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후 내년 10월 착공,2013년 개장할 예정이다. 마산시 비전본부 나덕용 계장은 "로봇랜드는 앞으로 마산과 경남,나아가 한국을 먹여살릴 핵심 신성장 미래형 사업지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산시는 로봇랜드를 남해안 프로젝트와 연계시켜 동북아 최대 경제축이자 관광 · 레저산업의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구산면의 수려한 자연경관에 굴뚝 없는 로봇산업을 결합하면 마산도 세계 일류도시 반열에 들어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로봇랜드가 들어설 구산해양관광단지는 호텔,종합레포츠시설,민속촌,전망휴게소,해수욕장 등이 들어서는 사계절 테마 · 체험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면 동북아 관광 · 레저산업 허브로 만들수 있다는 게 마산시의 판단이다.

마산시는 지난 5월 10명으로 구성된 로봇전담부서도 신설했다. 오는 9월까지 지식경제부로부터 로봇랜드 사업을 승인받아 토지보상 부지조성 등에 나서기로 했다. 로봇산업 조례 제정도 준비 중이다. 로봇산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5개년 계획도 구체적으로 다듬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로봇랜드는 경제적 파급효과만 4조원,고용창출도 4만여명에 이른다. 로봇랜드를 앞세운 대형 프로젝트들이 2015년 완성되면 로봇 · 지능형 홈산업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주도하는 미래형 첨단도시이자 관광레저도시,항만과 도시기능이 조화된 동남해안권 종합물류 거점도시로 변화할 것으로 마산시는 기대하고 있다.

마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