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부산고법 제1형사부(김신 부장판사)는 25일 한일합섬을 인수합병(M&A) 하는 과정에서 한일합섬의 재산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배임등)로 기소된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에 대해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법원은 또 추연우 동양메이저 대표에 대한 배임증재 혐의와 이전철 전 한일합섬 부사장에 대한 배임수재에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하고,추 대표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만 일부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동양메이저가 대법원에서 유죄로 판단한 차입인수(LBO) 방식 또는 그 방식의 변형으로 한일합섬을 인수했다고 주장하지만,이번 M&A는 동양그룹이 먼저 인수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피인수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위법 사례와 다르다”고 판시했다.법원은 또 “한일합섬에 18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이 있었지만 이를 이용하려는 것은 기업인으로서 당연하며,이번 인수합병으로 두 기업이 하나가 된 이상 위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2007년 2월 추 대표와 공모해 자산을 빼돌린 목적으로 한일합섬을 인수·합병해 한일합섬 주주들에게 1800여억 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으며,추 대표와 이 전 부사장은 각각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현 회장에게 업무상 배임과 배임증재 혐의로 징역 5년과 벌금 1800억원을 구형했으나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