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의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것은 '착시'에 불과하다. 실제로 하늘은 시커멓다. 파랗게 보이는 것은 대기층이 햇빛을 걸러 주기 때문이다. 대기가 없는 달에서는 대낮에도 하늘이 검다. '반짝반짝 작은 별'도 보면 거짓말이다. 우주에서 별은 반짝이지 않는다. 대기권의 공기 움직임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우주에는 소리도 없다.

《유혹하는 우주》는 이 같은 우주의 원리를 별의 탄생부터 인류의 진화까지 아우르면서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되비추는 교양 과학서다.

우주는 인간의 상식과 과학을 초월한다. 130억년 전에 빅뱅으로 태어난 우주는 우리의 인식을 넘어서는 '초월적 존재'다.

우리 태양계가 있는 은하의 지름은 10만 광년이고,이웃에 있는 안드로메다 은하까지의 거리는 무려 240만 광년이다. 달에서 지구까지 빛이 와 닿는 시간이 1초인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거리다. 하나의 은하에 약 1000억개의 별이 있고,우주에는 약 1000억개의 은하가 있다.

우주는 계속 휘어져 확장하다가 어디쯤에선가 다시 자기 쪽으로 역행하므로 크기는 '유한'하지만 경계는 없다. 중심도 변두리도 없고 시 · 공간도 휘어진다. 우주는 물리학의 최고 언어인 수학으로도 다 기술할 수 없는 '영원의 미지' 영역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이 연구를 계속할수록 "뛰어나 보이는 어른들의 능력에 호기심을 갖는 아이의 느낌"이라며 '조물주'를 언급한 대목에 수긍이 간다. 광대무변한 우주 속에서 인간은 얼마나 미약한가.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