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LED TV 세계 1위 업체인 삼성전자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자사의 신제품 설명회에 삼성 제품을 나란히 설치해 놓고 비교 체험을 하도록 한 것.그것도 LG전자의 TV사업 책임자인 강신익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사장이 참석한 자리에서였다.

LG전자는 2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55인치 '초슬림 풀 LED TV'를 소개하며 삼성전자의 최신 LED TV와 화질을 비교하는 행사를 벌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신제품은 머리카락 한 올까지 구별이 가능하다"며 "정밀한 해상도와 명암비가 요구되는 수천만원짜리 의료용 모니터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경쟁사 제품의 화질을 압도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이번 제품 설명회와 관련해 "LED TV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선전포고를 한 셈"이라며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의 신제품은 TV 뒷면 전체에 3360개에 달하는 LED 등을 설치,테두리에만 LED를 단 삼성전자의 제품보다 밝고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제품의 두께는 가장 얇은 상단 부분 기준으로 24.8㎜다. 제품 하단의 두께가 30㎜대로 두꺼워지는 것은 선명한 음질을 구현하는 스피커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초당 240장의 화면을 보여준다. 명암비도 업계 최고 수준인 500만 대 1이다. 사양이 높은 만큼 가격도 비싸다. 신제품의 출고가격은 국내에서 출시된 LED TV 중 가장 높은 700만~760만원으로 책정됐다.

강신익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에 비해 제품 출시가 늦었던 LED TV와 관련, "기술력 측면에서 경쟁사를 능가하는 수준을 갖췄다"며 "올 하반기까지 LED TV 라인업을 갖춰 올해 40만대,내년 500만대의 LED TV 판매고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에는 테두리에만 LED 등을 단 삼성전자식 LED TV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여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세계 LCD TV 시장에서 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2.6%에서 내년 20%,2011년에는 최대 4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 사장은 이어 "소니를 더 이상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목표는 세계 1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4~5월에 세계 LCD TV 판매 현황을 살펴본 결과 소니를 앞지르고 업계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1800만대로 정한 LCD TV 판매 목표를 달성해 TV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더 다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LCD TV 시장 점유율 순위는 2007년 5위에서 지난해 3위로 높아졌다. 올해 1분기에는 브라운관 TV를 포함한 전체 TV 시장에서 소니를 제치고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