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株, 2분기 실적 훈풍타고 주도주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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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장중 60만원 회복
전기ㆍ이미징ㆍSDI도 동반 상승
LG전자도 외국인 매수 이어져
전기ㆍ이미징ㆍSDI도 동반 상승
LG전자도 외국인 매수 이어져
주요 정보기술(IT)주들이 2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도주로 재부상하고 있다. 경기회복이 기대보다 늦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인 IT주들이 다시 탄력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대형 IT주로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고 이익 증가 속도가 빨라 하반기 증시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목표가격을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IT주들의 선전이 단연 돋보였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장중에 60만원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보인 끝에 1.36% 상승한 59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씨티그룹 메릴린치 JP모건 UBS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수 주문이 밀려들었다. 삼성전자가 장중 60만원 이상으로 올라선 것은 지난 4월30일 이후 처음이다.
삼성그룹 계열의 IT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기는 3.73% 오른 6만4000원에 거래를 마쳐 3일 연속 상승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이미징(2.56%) 삼성SDI(0.97%) 등도 나란히 올랐다.
LG전자도 씨티그룹을 통해 16만주 이상 매수주문이 몰리면서 1.28% 상승해 3일째 올랐다. 지난 15일 12만6000원으로 올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던 LG전자는 상승세에 다시 시동을 걸며 12만원대에 도전 중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의 부문에서 실적 개선 조짐이 뚜렷해 IT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IT 관련 업체의 올 평균 EPS 증가율은 102.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500대 기업 평균 증가율 36.7%의 세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세부 업종별로는 반도체 및 반도체장비가 331.3%로 가장 높았고 IT하드웨어 및 관련 장비가 142.2%로 뒤를 이었다.
이에 따라 내달 중순께 시작될 2분기 실적시즌에서도 IT 관련주의 약진이 주목된다.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최근 1개월 사이 6.0%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IT부문은 38.7%나 증가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익 회복력과 주가 수준 두 측면 모두에서 IT가 하반기 가장 유망한 업종으로 기대된다"며 "주가가 조정받을 경우 편입 비중을 점차 확대해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긍정적인 업황 전망에 따라 증권사들은 주요 IT주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가격도 속속 올리고 있다. 이날 UBS는 삼성SDI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목표주가를 7만5000원에서 13만6000원으로 대폭 올렸다. 노무라증권도 삼성전기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목표주가를 3만6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높였다.
전문가들은 IT주들이 하반기 실적까지 좋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상승세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IT주들의 2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졌지만 최근엔 3분기까지 개선된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며 재차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한풀 꺾인 점이 오히려 IT주의 매력을 한층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IT주의 실적이 좋게 나올 것이란 기대에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IT주가 불안한 증시의 버팀목이 될 것이란 전망도 이어진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프로그램 매도에 코스피지수가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내달부터는 IT주가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단단히 할 것"이라며 "실적 기대감에 따라 지수 1400선 돌파에 이어 박스권 탈출까지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해영/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