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어려워지면 미니스커트가 유행하고 립스틱이 많이 팔린다고 한다. 실제 프랑스 화장품회사인 로레알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5.3% 증가했으며 독일의 바이어스도르프,일본의 시세이도 역시 매출이 늘었다고 한다. 이는 경기가 어려울수록 고가 제품 대신 적은 비용을 들여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경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값비싼 의류나 보석 대신 색상이 화려하고 진한 립스틱을 바름으로써 자기만족 욕구를 채우는데,이를 '립스틱 효과'라고 한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사람들이 소비를 줄일 때 저가 상품은 오히려 매출이 신장되는 것을 보고 경제학자들이 만든 신조어다.

'립스틱 효과'는 최근 자동차 등 다양한 제품에서 나타나고 있다. 경승용차인 기아의 모닝은 지난 4월 9400여대가 팔려 판매량이 6% 증가했지만 중형인 쏘나타는 17%나 급감했다.

보험도 예외가 아니다. 보험개발원에 의하면 최근 보험 판매에서 변액보험,종신보험과 같은 고가 상품의 판매량은 감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낮은 상해보험과 통합보험의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지난해 4분기 종신보험 판매량은 전기 대비 20% 줄었고,변액보험은 37%나 감소한 반면 상해보험의 판매는 10% 정도 상승했으며 통합보험의 수입보험료도 전년 대비 30%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황으로 소비자의 보험사 및 상품 선택 기준에서 가격경쟁력 요인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보험연구원의 2009년 조사에 따르면 보험사 선택시 상품경쟁력과 이미지가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되고는 있지만 중요도는 2007년 조사에 비해 하락했다. 반면 가격경쟁력의 중요도는 2007년 4.9%에서 2009년 12.8%로 급증하는 등 보험상품에도 립스틱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보험료가 저렴하면서 보장 내용이나 범위가 넓은 저비용 · 고효과 상품 판매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낮은 가격만으로는 소비자 선택을 받기가 어려우므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보장이 양호한 통합보험 판매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통합보험은 각 보장 내용을 개별적으로 가입하는 것보다 최대 30% 이상 가격이 저렴하다.

보험사들은 또 대면채널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채널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대면채널은 아직까지 선호도가 가장 높기 때문에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하며 인터넷이나 텔레마케팅 홈쇼핑 등 신채널은 판매비용이 낮고 성장성이 높기 때문에 적절한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삼성생명 CRM 김정일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