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인플레 과대포장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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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라는 유령이 우리 주위를 배회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를 믿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물가가 1년 전에 비해 떨어졌고 한국에서도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시장을 지배하는 단어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입니다.
사람들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 위험'에 조바심을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글로벌 경제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이 풀린 돈이 피할 틈도 주지 않고 거대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부가 내심 인플레이션을 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미리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집이나 땅을 사고 원자재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최근 들어 많이 늘어났습니다.
사실 인플레이션은 정부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유혹'과 같은 존재입니다.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는 물론 기업의 과도한 부채,부동산 시장의 거품 등 골치아픈 문제들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예컨대 두 배로 오르면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실질가치는 절반으로 떨어지고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채무 역시 반으로 줄어듭니다. 가계를 짓누르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대신 은행 예금이나 채권에 돈을 묻어둔 사람들,이자 또는 연금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이 고스란히 고통을 떠안게 됩니다. 물가 상승은 정부가 이들 국민에게서 거두는 세금과 같다고 해서 물가세(inflation tax)라 불리기도 합니다.
인플레이션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이런 점에서 타당합니다. 그러나 그 위험을 과장해 부각시키고 시장의 큰 호재로 둔갑시켜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의 농간에 휘말려서는 안 됩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가격에 이미 반영된 상태입니다. 올해 상반기를 마무리짓는 요즘 자산가격의 상승 흐름을 무턱대고 추종하기보다는 경기 흐름이 다시 꺾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하면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냉철하게 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nhyunsy@hankyung.com
사람들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 위험'에 조바심을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글로벌 경제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너무나 많이 풀린 돈이 피할 틈도 주지 않고 거대한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정부가 내심 인플레이션을 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미리 대비하자는 차원에서 집이나 땅을 사고 원자재 펀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최근 들어 많이 늘어났습니다.
사실 인플레이션은 정부에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유혹'과 같은 존재입니다. 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는 물론 기업의 과도한 부채,부동산 시장의 거품 등 골치아픈 문제들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가가 예컨대 두 배로 오르면 정부가 발행한 국채의 실질가치는 절반으로 떨어지고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채무 역시 반으로 줄어듭니다. 가계를 짓누르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제자리를 찾아갑니다. 대신 은행 예금이나 채권에 돈을 묻어둔 사람들,이자 또는 연금에 의지해 사는 사람들이 고스란히 고통을 떠안게 됩니다. 물가 상승은 정부가 이들 국민에게서 거두는 세금과 같다고 해서 물가세(inflation tax)라 불리기도 합니다.
인플레이션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이런 점에서 타당합니다. 그러나 그 위험을 과장해 부각시키고 시장의 큰 호재로 둔갑시켜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의 농간에 휘말려서는 안 됩니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가격에 이미 반영된 상태입니다. 올해 상반기를 마무리짓는 요즘 자산가격의 상승 흐름을 무턱대고 추종하기보다는 경기 흐름이 다시 꺾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계하면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냉철하게 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n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