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다우 지수가 2% 넘게 급등했지만 국내 증시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3거래일째 강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1390 초반에서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장중 한때 하락반전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다. 코스닥 지수도 소폭 강세에 그치고 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 정부의 금리 동결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국내 경제성장률이 상향조정된데 힘입어 2%넘게 올랐지만, 호재의 약발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 회복과 해외 증시 호조에도 국내 증시가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프로그램 매도다.

전일 증시에 불씨를 지폈던 프로그램은 26일 순매도로 전환돼 찬물을 끼얹고 있다. 오전 11시9분 현재 프로그램은 1120억원 매도 우위다. 차익 프로그램 매매가 822억원,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가 298억원 매도 우위다.

프로그램은 이번달만 무려 3조3000억원어치 매물을 내놨다.

교보증권은 "시장 베이시스이 개선되려면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필요한데, 아직 매도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증권사 김동하 연구원은 "근래 외국인 선물 매매의 중요한 판단 기준 중에 하나는 경기회복 속도인데, 최근 경기지표의 개선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며 "프로그램 순매수를 당장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5월부터 이어진 박스권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대우증권도 "시중의 자금이 아직 주식형 펀드로 이동하지 않고 있어 투자심리 위축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며 "증시가 박스권 내 반등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동양종금증권은 기관의 매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 더 주목했다. 프로그램 매수가 하반기에 든든한 우군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병현 연구원은 "현재 매수차익잔고는 5조8000억원까지 감소했는데, 이 중 대부분은 집계상 오류에 따른 허수로 판단된다"며 "최근 1년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수차익잔고는 바닥을 확인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계절적인 효과를 감안할 때도 차익거래가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조 연구원은 "2003년 이후 매수차익잔고는 상반기에 감소하고 하반기에 급증하는 뚜렷한 계절성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차익거래를 수행하는 인덱스 및 시장중립형 펀드들의 주식편입비중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식 매수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입 금액은 최소 2조원, 최대 4조원으로 추정했다. 조 연구원은 "차익매수가 집중되는 시가총액 80위권 내 종목들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