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씽~불어라'를 김연아의 춤과 노래로 들려주는 삼성 하우젠 에어컨 방송광고는 올 상반기 우리 사회를 흔든 히트작이었다. 지상파 채널을 넘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고 휴대폰 벨소리와 컬러링 서비스로도 파급됐다. '씽씽 벨소리'는 브랜드 벨소리 사상 가장 많은 10만여건이나 다운로드됐다. 김연아의 인기는 컴퓨터 위젯에서도 단연 '짱'이었다. 단일 위젯 사상 처음으로 15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이 TV광고는 한국경제신문과 한국CM전략연구소가 지난 1~5월 매월 시청자 1200명을 대상으로 1097편의 방송광고 호감도(MRP:Mind Rating Point)를 조사한 결과 상반기 가전부문 베스트로 선정됐다.

삼성은 컴퓨터부문에서도 노트북센스가 1위로 뽑혀 2관왕에 올랐다. 기업부문에선 SK, 정보통신부문 KT-쿡, 카드부문 BC카드, 증권부문 미래에셋자산운용, 보험부문에서 알리안츠생명보험이 각각 1위로 선정됐다.

◆KT-QOOK

초고속인터넷,집전화,인터넷전화,IPTV 서비스를 통합한 KT의 새 브랜드 'QOOK' 방송광고는 초기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집 나가면 개고생이다'란 짧지만 파격적인 카피에 이어 눈도 못뜨는 신생아가 입을 오물거리는 장면,아기가 탄생을 알리기 위해 발도장을 '쿡' 찍는 장면이 잇따라 강타했다.

◆SK

두 자매가 깜찍한 율동과 노래를 선보이자 아빠의 얼굴에선 하루의 피로가 싹 달아난다. 가족이 희망이며,에너지이고, 행복이란 메시지를 이보다 쉽게 전달하기는 어렵다. 이 광고는 가정의 수호신인 '30대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들이 동화될 수 있도록 스타가 아닌 평범한 모델을 기용해 신뢰도를 높인 게 주효했다.

◆삼성 하우젠 에어컨

김연아는 한국CM전략연구소가 매월 조사한 광고모델 호감도 조사에서 전지현,장동건, 김태희 같은 톱스타들을 따돌리고 4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광고는 김연아란 모델의 신뢰도로 인해 호감도를 끌어올렸다. 최근 크라운제과의 초코하임이 유승호를 모델로 패러디광고를 선보인 데서도 이 광고의 인기가 확인됐다.

◆삼성 노트북센스

임수정이 도시적인 세련미를 발산하는 이 TV광고는 판타지 영화 '해리포터'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슬림을 상징하는 종이비행기,스피드를 상징하는 말,스타일을 상징하는 장미꽃이란 기호학적 상징물이 제품의 우수성을 단박에 표현한다. 디지털 기기에 관심 많은 '20대 남성'층이 이 광고를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

BC카드는 금융권 광고의 획일성에서 탈피해 획기적인 도전을 시도해 왔다. 기존 신용카드 광고가 포인트,할인혜택을 강조할 때 늘 새로운 가치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에도 플라스틱이 아닌 한지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카드를 내놨다. 힙합전사 다이나믹듀오와 윤미래 등이 부른 중독성 강한 CM송도 곁들여졌다. '50대 남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가장 큰 이유로는 '독창성'이 꼽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

한 여자가 도심을 뛰어 가는 길목마다 숫자가 등장한다. 2019년이란 숫자가 나타날 즈음,눈부신 해가 떠오른다. 눈앞의 단기적인 투자수익보다는 고객의 은퇴 이후까지 생각하는 장기적인 투자의 중요성을 간단 명료하게 전달하는 방법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은퇴 시기를 앞둔 '50대 남녀'층에서 호감도가 가장 높았다.

◆알리안츠생명

이 광고에 깔린 '문제없어 문제없어' CM송은 긴 불황으로 힘든 사람들에게 긍정의 힘을 전해준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딛고 회복 중인 금융업계,특히 알리안츠생명의 힘을 잘 표현했다. 가요계에 유행하는,따라 부르기 쉬운 후크송이 CM송에 매끄럽게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없어 송'은 이제 야구장에서 응원가로도 사용될 만큼 위력을 발휘한다. 배경음악에 매료된 '40대 남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