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펀드의 수익률이 높고 설정액이 늘고 있다고 아무리 광고해도 모든 펀드는 시장의 등락에 따라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특정 펀드의 장점만 무조건 광고한다면 투자자를 오도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1997년 외환위기를 비롯해 유가 폭등,이라크 전쟁,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등에서 보듯이 시장 변동에 따라 단기수익률은 급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적 위기는 길게 보면 기회일 수도 있다. 시장을 멀리 보고 긴 호흡으로 투자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에셋이 많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것도 장기투자 및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에 대한 노력 덕분이다. 미래에셋은 텔레비전과 신문광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알려왔고,특히 은퇴 후를 생각한 장기투자를 광고의 핵심 메시지로 제시했다.

이번 '러닝'편 광고도 마찬가지다. 어스름한 새벽 도심을 달리는 젊은 여자를 통해 절제된 에너지와 함께 먼 미래를 지향하는 비전을 시각화했다. 떠오르는 태양과 희망찬 미소,그리고 미래를 위한 달리기를 통해 "미래는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은퇴 뒤까지 준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젊은 여성이 뛰어간 길 위에 새겨지는 2012,2019란 숫자는 미래 연도를 상징한다. 투자자들에게 장기 적립식 투자에 대한 신념을 흔들림 없이 지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배경 도시도 상하이 금융가인 푸둥지구다. 미래에셋 로고가 붙어 있는 31층 빌딩은 실제 미래에셋이 매입한 건물로 최근 완공돼 중국에서 미래에셋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미래에셋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2001년부터 이머징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시장조사를 해왔고,업계 최초로 2003년 홍콩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했다. 또 지금은 영국 베트남 인도 브라질 미국 등 여러 해외법인에 현지인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채용해 한국과 같은 공동운용 시스템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펀드 투자자들이 단기적 상황에 흔들려 환매에 나서기보다는 길게 보라는 의미에서 장기투자를 컨셉트로 광고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객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회사의 규모나 명성보다 고객의 입장에서 10년,20년 뒤를 생각하며 내 일처럼 자산을 관리 · 운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광고의 카피에서도 시사했듯이 미래는 '결정된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