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는 지난 5월부터 전국의 회원조합에서 출자금을 모집,자본금 1조원을 추가로 조성하는 데 성공했다. 농협중앙회는 주식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유상증자 대신 주로 조합들의 출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한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5월부터 일선 조합의 '납입출자금 1조원 추진운동'을 전개해 지난 26일자로 대규모 자본확충에 성공했다고 28일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급변하는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대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출자 캠페인'을 벌였다고 농협 측은 설명했다.

조합들의 출자금은 자기자본 중에서도 실질 순자산 성격인 기본자본(Tier1)으로 인정된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3월 말 11.99%에서 이달 말 12.50%로 올라가게 된다. 기본자본비율도 7.8%에서 8.2%로 상향조정된다. 정부의 권고치는 BIS비율 10%,기본자본비율 7%다.

농협은 이에 앞서 지난 4월 정부의 자본확충펀드를 지원받아 7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채권)을 발행,자본을 확충했었다. 하이브리드채권도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

또 지난 5월에는 부채 성격인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 후순위채 7000억원을 발행,전국 영업점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출자는 사상 최단 기간에 최대 금액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일선 조합과 중앙회의 단합된 힘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농협이 CDO(부채담보부증권),CDS(신용부도스와프)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적지 않은 손실을 냈고 이번 출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신용 · 경제분리 등 정부가 추진 중인 농협 개혁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농협의 금융사업을 일선 회원 조합과 분리해 볼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