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엔 '승자독식''누드김밥''피실격허'형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색적인 분석이 나왔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29일 분석보고서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가 초래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내 기업들이 '샌드위치'에서 '누드김밥'으로 변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금융위기로 인한 원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고 구조조정을 틈타 설비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일본(기술력)에 치이고 중국(인건비)에 쫓기던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D램과 LCD 선박용엔진 등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품목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은 이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면서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를 감안한 종목 선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종목 중 '승자독식'형 종목을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위상과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산업 등이 가장 대표적인 예로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최대 수혜주로 꼽았다. LG전자 역시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의 몰락으로 상대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업체들을 품질 경쟁력에서 앞서고 일본 기업들보다 싼 제품을 공급하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부품 업체들도 '역샌드위치' 혹은 '누드김밥'형 종목으로 꼽혔다. 김 연구원은 "꾸준한 투자와 기술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그린에너지나 기계 관련 부품업체들도 해당된다"며 유망 종목으로 현대모비스 LG화학 삼성전기를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성장 기회를 찾고 있는 '피실격허'(避實擊虛 · 적의 강한 곳은 피하고 약한 곳을 공격한다는 뜻) 형 종목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법인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경험하고 있는 오리온과 중국 전력망 투자의 수혜가 기대되는 효성 등이 여기에 속한다는 분석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