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ㆍ청 교육개혁안 물건너 가나 "발표때마다 달라 학생들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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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당 · 정 · 청 협의 결과 내신 절대평가제 전환 등 당 · 청이 제시한 교육개혁 방안이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교육비 절감방안을 놓고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가 엇박자를 내면서 교육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30일 당 · 정 · 청 협의 결과 지난 26일 미래기획위원회와 한나라당이 제안한 주요 교육개혁 방안이 대부분 정부정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을 질책하며 강도 높은 사교육 대책을 요구한 데 이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 대통령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 주도로 26일 열린 사교육비 절감 토론회에서 획기적인 사교육비 절감방안이 제시됨에 따라 교육개혁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특목고 내신에서 외국어고는 영어,과학고는 수학만 반영키로 하고,대입 내신 산출에서 고1 성적은 제외하기로 하는가 하면 학년별 반영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하는 등 비교적 획기적인 안이 발표되었고 관계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이날 당 · 정 · 청 협의결과는 수능과목을 축소하는 정도에 그쳤으며 학원 교습시간 규제도 현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토론회에서 제기된 안을 교과부가 주도해 여론을 수렴하기로 했지만 장기과제로 분류돼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교육개혁 세력들이 교과부에 판정패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교과부가 이 대통령의 교육개혁 드라이브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7월 중으로 조금 더 정제된 대책안을 낼 예정"이라며 교과부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상황전개에 따라서는 교육개혁 헤게모니를 잡으려는 2라운드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혼란이 계속되면서 학교현장에서도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학부모는 "2012학년도부터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된다고 발표됐다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백지화되는 바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한 진학지도 교사는 "교사의 80%가 내신 절대평가제를 찬성하는데도 교과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교과부와 당 · 청이 학생들을 볼모로 기세싸움을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일주일 사이에 다소 엇갈리는 내용들이 나오면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진학 담당 교사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태웅/이준혁 기자 redael@hankyung.com
30일 당 · 정 · 청 협의 결과 지난 26일 미래기획위원회와 한나라당이 제안한 주요 교육개혁 방안이 대부분 정부정책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3일 국무회의에서 안병만 교과부 장관을 질책하며 강도 높은 사교육 대책을 요구한 데 이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이 대통령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 주도로 26일 열린 사교육비 절감 토론회에서 획기적인 사교육비 절감방안이 제시됨에 따라 교육개혁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특목고 내신에서 외국어고는 영어,과학고는 수학만 반영키로 하고,대입 내신 산출에서 고1 성적은 제외하기로 하는가 하면 학년별 반영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기로 하는 등 비교적 획기적인 안이 발표되었고 관계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이날 당 · 정 · 청 협의결과는 수능과목을 축소하는 정도에 그쳤으며 학원 교습시간 규제도 현행을 유지하기로 했다. 토론회에서 제기된 안을 교과부가 주도해 여론을 수렴하기로 했지만 장기과제로 분류돼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교육개혁 세력들이 교과부에 판정패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교과부가 이 대통령의 교육개혁 드라이브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7월 중으로 조금 더 정제된 대책안을 낼 예정"이라며 교과부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상황전개에 따라서는 교육개혁 헤게모니를 잡으려는 2라운드 싸움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혼란이 계속되면서 학교현장에서도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학부모는 "2012학년도부터 내신이 절대평가로 전환된다고 발표됐다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백지화되는 바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한 진학지도 교사는 "교사의 80%가 내신 절대평가제를 찬성하는데도 교과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교과부와 당 · 청이 학생들을 볼모로 기세싸움을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일주일 사이에 다소 엇갈리는 내용들이 나오면서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진학 담당 교사들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태웅/이준혁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