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체납자로부터 압류한 고급차를 공매를 통해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온다.

서울시는 세금 고액 체납자로부터 압류한 고급 승용차 41대를 다음달 1~14일 인터넷을 통해 공매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 매각되는 차량들은 도요타 아발론, 에쿠스, 체어맨 리무진, 오피러스, SM7 등 고급 승용차들이다.

압류차량의 공매는 매월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공매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김진욱 서울시청 세금기동팀장은 "고급차와 고액 부동산을 소유하는 등 납세능력이 있으면서도 세금을 안내는 이들에게 대대적으로 경종을 울리기 위해 고액 체납자들로부터 압류한 대형차 위주로 공매출품 차량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또 "조사 결과 일부 체납자들은 압류된 차량의 실제 운행자를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인도명령을 기피해왔다"며 "자동차 보험의 가입 내역을 확인해서 이들 차량을 견인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매는 자동차공매전문 업체인 오토마트가 온라인상에서 진행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량 보관공간 등 여건 상 민간업체에 위탁해 공매를 진행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가격대는 최저 50만원의 1998년식 그랜저부터 3500만원의 도요타 아발론까지 다양하다. 김 팀장은 "오토마트가 고용한 감정평가사가 차량 연식과 상태, 주행거리와 외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정가를 매겼다"며 "시중 중고차 시세의 75~80%정도인 감정가에 운송비 등을 종합해 최초 입찰가는 시세의 80~85%선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입찰방식은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낙찰을 받는 일반적인 공개 경매 방식이다. 입찰가 상한선은 없으며 온라인에서만 진행된다.

공매 참가 희망자는 위탁업체 홈페이지인 오토마트(www.automart.co.kr)에서 공매차량의 사진과 점검사항, 공매방법, 매각예정가격, 일시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차량 보관소에서 직접 차량을 점검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고급 승용차를 타는 등 납부능력이 있으면서도 납세의식이 결여된 비양심적인 고액체납자들이 있다"면서 "앞으로 조세 정의를 실현하는 차원에서 고액 체납자의 자동차 공매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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