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조금 많아 민간 사업자 부담 감소

경기도 용인과 서울 강남을 잇는 22.9㎞ 길이의 용인-서울 민자고속도로가 내달 1일 0시를 기해 개통한다.

통행료가 민자도로로는 저렴한 수준인 1천800원으로 책정돼 다른 민자고속도로처럼 요금을 둘러싼 시비는 없다.

싸게 책정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이 도로는 수도권광역교통개선대책 사업의 하나로 추진돼 다른 민자도로보다 정부 보조금이 14.5% 더 지원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용인-서울 민자고속도로 건설에는 민자 5천732억원을 포함해 총 1조5천억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국고는 민자를 제외한 공사비의 44.5%인 4천181억원이 지원됐다.

애초 39%인 3천651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에서 530억원이 늘었다.

천안-논산 민자고속도로,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 건설에 정부가 30%를 지원한 것보다 정부 보조금 비율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국토해양부는 정부 보조금 비율을 높여 지원한 민자고속도로는 용인-서울 고속도로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개통을 한 달여 앞두고 국토해양부와 사업 시행사가 통행료 조정을 벌였지만 큰 이견 없이 1천800원으로 결정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배경이 있어서다.

고속도로 통행요금은 기본요금에 주행요금(주행거리×㎞당 주행단가)으로 정해지며, 여기에 요금 징수 방법이 개방식이냐, 폐쇄식이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

공사 시작 전후의 물가 인상분도 작용한다.

용인-서울 고속도로 통행요금은 2004년 국토해양부와 사업 시행사가 협약을 맺을 당시의 1천600원에서 200원이 상향 조정됐지만 이것 때문에 시비가 생기지는 않았다.

다른 민자도로에 비해 싸다는 인식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1천800원은 경부고속도로 수원나들목에서 서울영업소 간 17㎞를 이용하데 드는 통행요금 1천7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요금이 비싼지 싼지를 판단할 때 흔히 ㎞당 요금으로 비교하거나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요금과 대비한다.

용인-서울 고속도로 통행료는 ㎞당 78.6원으로 천안-논산(103원), 대구-부산(112원), 일산-퇴계원(118원), 서울-춘천(101원) 등 다른 민자고속도로보다 싸며 유일하게 부산-울산(㎞당 74원)보다는 ㎞당 4.6원 비싸다.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요금과 비교하면 천안-논산은 2배, 대구-부산은 2.2배, 일산-퇴계원은 2.3배다.

㎞당 요금이 제일 싼 부산-울산 고속도로도 1.1배다.

이 때문에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통행료가 논란이 되고 있고 부산-울산 고속도로도 지난해 말 개통에 앞서 부산.울산 시민들의 반발에 부닥친 바 있다.

이에 반해 용인-서울 민자고속도로는 ㎞당 요금에 있어 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요금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 고시 후 별 말썽이 없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민자고속도로 통행료가 싸지려면 교통량이 많아 통행료 수입이 늘거나 정부가 보조금을 많이 줘 민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 있는데 용인-서울 고속도로는 후자의 경우"라고 말했다.

개통을 하루 앞둔 용인-서울 민자고속도로는 용인에서 서울 강남까지 통행시간 단축 및 운행비용 절감, 교통사고 감소 등으로 연간 886억원의 교통편익을 발생시킬 것으로 국토부는 추정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hedgeho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