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의무비율 낮추니 6월 대출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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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옥석가리기 강화…신용 낮은곳 돈줄 막혀
정부가 은행의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을 완화해준 이후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규모를 크게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도가 높은 우량 중소기업에는 돈을 빌려주려는 은행이 여전히 몰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은 여간해선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전월 말 대비)은 지난 4월부터 꺾이기 시작하더니 이달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독려했던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2조5224억원과 2조6220억원이 늘어났으나 4월에는 1조7488억원,5월에는 1조1321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고 6월 들어서는 26일까지 531억원 감소를 보였다. 대출 수요가 월말에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기대출이 전월 대비 '증가'로 반전할 가능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 폭은 미미할 것으로 은행권은 내다봤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신규 대출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이 중소기업 의무대출 기준을 낮추자 그동안 의무대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중기대출을 늘려왔던 시중은행들이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우량 중소기업들은 재무제표 관리를 위해 대출액의 일부를 갚고 있어 전체 중기대출 잔액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작년 실적이 좋지 않거나 업력이 짧은 중소기업들은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경남 양산의 신발 제조업체 최모 사장(56)은 "담보 없이는 은행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보증 한도가 새로 설정되는 내년 봄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꺾기(대출액의 일부를 예 · 적금으로 받거나 펀드 등에 가입시키는 행위)'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지난 4월29일부터 6월20일까지 16개 은행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면서 예 · 적금 및 펀드,보험을 끼워 팔거나 후순위채 또는 은행채 매입,퇴직연금 가입 등을 강요한 사례가 상당수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에 대해 조만간 제재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조사에 나서면 해당 은행 직원이 중소기업에 몰래 연락해 '꺾기'가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며 "해당 업체는 은행한테 불이익을 받을까봐 입을 다무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전월 말 대비)은 지난 4월부터 꺾이기 시작하더니 이달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가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독려했던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2조5224억원과 2조6220억원이 늘어났으나 4월에는 1조7488억원,5월에는 1조1321억원으로 증가폭이 줄었고 6월 들어서는 26일까지 531억원 감소를 보였다. 대출 수요가 월말에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기대출이 전월 대비 '증가'로 반전할 가능성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 폭은 미미할 것으로 은행권은 내다봤다.
은행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신규 대출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이 중소기업 의무대출 기준을 낮추자 그동안 의무대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중기대출을 늘려왔던 시중은행들이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우량 중소기업들은 재무제표 관리를 위해 대출액의 일부를 갚고 있어 전체 중기대출 잔액이 줄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작년 실적이 좋지 않거나 업력이 짧은 중소기업들은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경남 양산의 신발 제조업체 최모 사장(56)은 "담보 없이는 은행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보증 한도가 새로 설정되는 내년 봄까지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꺾기(대출액의 일부를 예 · 적금으로 받거나 펀드 등에 가입시키는 행위)' 관행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지난 4월29일부터 6월20일까지 16개 은행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중소기업에 대출해주면서 예 · 적금 및 펀드,보험을 끼워 팔거나 후순위채 또는 은행채 매입,퇴직연금 가입 등을 강요한 사례가 상당수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들 은행에 대해 조만간 제재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조사에 나서면 해당 은행 직원이 중소기업에 몰래 연락해 '꺾기'가 없었던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며 "해당 업체는 은행한테 불이익을 받을까봐 입을 다무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