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하루 만에 소폭 반등에 성공하며 상반기를 '해피 엔딩'으로 마감했다.

지난 6개월 동안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고 코스닥지수는 50% 가까이 급등하며 기세를 올렸다. 전문가들은 유동성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었다며 하반기에도 부분적인 조정을 거쳐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 2005년 하반기 이후 최고

30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400선을 회복하는 상승세를 보이다 0.12% 오른 1390.07로 마감했다. 이로써 코스피지수는 상반기에 23.48% 올라 반기 기준으로 2005년 하반기(36.82%)에 이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작년 하반기 32.86% 급락했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또 코스닥지수는 1.32% 하락한 485.15로 마감했지만 올해 상반기 상승률은 46.10%로 코스피지수를 웃돌았다.

올해 상승장을 이끈 힘은 유동성이다. 코스피지수는 올초 1124에서 출발해 3월 초 장중 992까지 급락했지만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대량 흘러들어오면서 급등세를 탔다. 지난 5월7일에는 1400선에 처음 올라섰고 6월2일에는 올해 최고점인 1437을 기록하기도 했다. 모두 네 차례에 걸쳐 1400선을 돌파했지만 경기 회복 기대감이 무뎌지면서 1400선 부근의 박스권을 뚫지 못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정부가 금리 인하와 강력한 확장 통화정책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유동성 장세가 연출됐다"며 "정책 효과가 나타난 가운데 지난해 금융위기로 폭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까지 겹쳐 급등 장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시장은 풍력 발광다이오드(LED) 태양광 자전거 등 각종 녹색성장 테마주가 강세를 보인 데 힘입어 더 가파른 상승세를 과시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위원은 "상반기 각종 녹색성장주들이 크게 올랐지만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당시와 비교하면 덜 오른 편"이라며 "최근 기관들의 매도로 주춤하고 있지만 대운하 테마와 같이 비정상적인 테마와 달리 실적이 뒷받침되는 LED주 등은 하반기에 더 강한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3대 상승 동력은 M&A · 실적 · 테마

상반기 증시를 주도한 호재는 인수 · 합병(M&A)이었다. 종합상사인 쌍용은 지난 5월 말 GS에 인수되면서 한 달간 주가가 50%가량 올랐다. 상반기 상승률은 419%에 이른다. LG이노텍도 LG마이크론과 합병하면서 급등세를 탔다. 올 1월 초 3만9000원이던 이 회사 주가는 이날 12만700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상반기에 2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실적 개선주도 두각을 나타냈다. 중국 모멘텀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연초 5만5000원에서 6개월간 230% 넘게 올라 18만원대를 넘어섰다. 이건산업과 동부하이텍도 실적 부진에서 탈피하며 급등했다.

코스닥시장의 주가 상승률 상위권도 중 · 소형 IT 부품주 같은 실적 호전주들이 차지했다. 코스닥시장 상승률 10위권 내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공급 업체인 덕산하이메탈(408%),터치스크린 제조업체인 이엘케이(384%) 등 5개 IT부품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상반기 코스닥시장 상승률 '№1'인 휴대폰 결제업체 다날(478%)을 관련 종목으로 포함시킬 경우 10위권 내 IT 관련 종목의 숫자는 6종목으로 늘어나게 된다.

테마주도 강세를 보였다. 에쎌텍(294%) 카엘(260%) 등 바이오 종목 2개가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올초부터 4월까지 계속된 코스닥 테마주 투자 열풍의 진원지로 꼽혔던 대체에너지 관련 종목 가운데는 풍력 관련주인 삼영엠텍(237%)이 10위권 내에 포함됐다.

박종선 현대증권 스몰캡팀장은 "최근 기관들이 중 · 소형주에서 발을 빼면서 실적이 검증되지 않은 코스닥시장 내 테마주들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며 "실적이 검증된 종목 위주로 차별화되는 장세가 하반기에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정인설/송종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