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여름철을 맞아 창업시장에서 '면 전문점'이 뜨고 있다. 국수 등 면(麵) 전문점은 소액 창업이 가능하고,예고 없이 찾아오는 각종 먹을거리 파동 속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음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쌀국수''일본라멘' 등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진화하면서 대중화에 성공했고,칼국수 잔치국수 등 전통 면도 브랜드화를 통해 전문점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베트남쌀국수,일본라멘 토착화

1일 점심께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단지 내에 위치한 '호아빈' 매장에서 손님들은 생안심,숙주 등으로 맛을 낸 '포(Pho · 베트남쌀국수)'를 즐기고 있다. 권유선 점주(49)는 "특유의 향신료 냄새를 없애고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게 인기 비결"이라며 "다이어트에 민감한 20~30대 여성은 물론 40대 이상 남성 고객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10여년 전 국내 소비자에게 맛을 알리기 시작한 베트남쌀국수는 이제 면요리의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호아빈''포베이''포호아'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10개가 넘는다. 베트남쌀국수가 외식시장에 뿌리를 내린 것은 '웰빙' 트렌드에 잘 맞았고,한국인 입맛에 맞춘 육수 등을 개발해 현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일본라멘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일본라멘은 돼지뼈,닭뼈 등을 고아낸 육수에 생면을 사용하는 건강식임에도 불구,특유의 느끼한 맛 때문에 그동안 국내에서 확산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느끼한 맛을 줄이고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웰빙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멘무샤'는 기존 일본라멘의 느끼한 맛을 없애고 사골 육수를 만들어 담백한 맛을 살렸다. LF푸드가 운영하는 '하코야'도 지난 상반기부터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이 밖에 '라멘만땅''가츠라''가가시' 등도 체인점을 확대 중이다.

◆전통면도 브랜드화로 성공

칼국수,잔치국수 등 전통 면요리도 브랜드화를 통해 전문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안동국시 전문점인 '오송손칼국수집'은 100% 국내산 콩가루를 넣어 만든 면과 한우 양지를 8시간 우려낸 육수로 칼국수를 만든다. 20여년 식품유통 노하우를 가진 본사가 직접 생산한 제품을 전국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초저가 국수전문점 '우메마루'는 1000원대 국수 메뉴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멸치와 다시마를 끓여 육수를 내고,갖가지 고명을 얹은 잔치국수를 1500원에 판다. '명동할머니국수'는 시골식 잔치국수 전문점을 내세우고 있다. 가격을 1인분에 3500원으로 낮춰 옛 추억을 그리는 장년층 소비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국수나무'는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테이크아웃용 국수를 팔고 있다. 뚜껑을 닫을 수 있도록 만든 컵에 면과 육수를 담은 냉면과 국수를 2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점포입지 선택 유의해야

면요리는 서민 음식이다. 한끼 식사나 간식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기 때문에 계절 요인이나 돌발적인 먹을거리 파동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주방 운영이 쉽고,노동 강도가 높지 않아 주부들의 창업 아이템으로도 적합하다. 또 원가 비중이 낮아 가맹점 수익률이 높고,짧은 시간 내에 제공 가능한 메뉴로 회전율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다만,객단가가 높지 않기 때문에 인건비 등을 줄여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 가격이 저렴한 국수전문점일수록 매장 구성이나 서비스에 신경을 써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여야 한다. 특히 입지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가시성과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입점하는 게 좋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면 요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소자본 창업자가 많아지면서 면 전문점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