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6월29일자 A38면

김영봉 교수 (중앙대ㆍ경제학)


우리나라에서 교육이 갖는 위치는 각별하다. 교육이야말로 최고의 '신분 상승' 통로라고 인정돼왔다. 해마다 정부 교육예산에 맞먹는 사교육비가 지출될 만큼 폭발적인 교육열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에 대한 공약은 빠지지 않았고 매번 새로운 교육정책이 시행됐다. 목표는 지나친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군사정권 때야 과외를 전면 금지해서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지만 민주화된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방법이다. 각 정권은 학력고사,수학능력평가,내신 비중 강화 등으로 대입 시험제도를 바꾸기도 했고 시험문제를 쉽게 내보기도 했다. 한 과목만 잘해도 대학을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사교육 시장이 여전히 건재하며 오히려 더 세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각 정권의 시도들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김영봉 중앙대 교수는 이 같은 실패가 교육 평준화와 교육 규제 때문이라고 본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최근 교육정책 방향을 '사교육 줄이기'로 잡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외국어고 입학 규제,대학입학 규제,학원 단속 같은 규제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교육이 국민의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한 사교육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작부터 공교육을 경쟁,자율과 책임에 노출시켰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당초의 교육정책 기조인 '자율과 경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일관된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