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은 올 상반기 코스닥시장에서 공모주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매매에 나섰지만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기관이 많이 판 종목들이었기 때문이다. 기관들의 차익실현 물량을 개인들이 받아준 셈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개인들이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차바이오앤(867억원), 코오롱생명과학(597억원), 차이나그레이트(570억원), SK브로드밴드(465억원),에스앤에스텍(462억원) 순이다. 서울마린(305억원)과 조이맥스(346억원), 우림기계(319억원), 신텍(310억원), 네오피델리티(217억원) 등도 상위 순위에 랭크됐다.

이 중 지난 2월 디오스텍과 합병해 우회상장한 차바이오앤과 SK브로드밴드를 제외하면 대개 상반기 신규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새내기주들이다. 유동성이 풀리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으로 돈이 몰리자 개인들도 대거 이들 종목을 주워담은 것이다.

그런데 이들 종목은 기관이 상반기에 많이 판 종목과 상당수 겹친다.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차바이오앤(순매도액 705억원)을 가장 많이 팔았고 차이나그레이트(430억원), 우림기계(260억원),코오롱생명과학(248억원),서울마린(235억원),신텍(211억원),조이맥스(175억원) 등도 매도 규모가 컸다. 이 때문에 이들 종목의 주가는 현재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월7일 상장한 코오롱생명과학의 경우 같은 달 15일 11만1000원을 고점으로 이날 현재 주가가 절반 수준인 5만5300원에 머무르고 있다. 역시 같은 달 말 상장한 우림기계도 현재 주가(1만2700원)가 시초가(1만6000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5월 말 상장한 차이나그레이트는 첫날 3450원이던 종가가 현재 2685원으로 22% 하락했다. 세포치료제 개발 등으로 지난 4월 중순에는 연초 대비 369%나 급등했던 차바이오앤은 하락세를 타면서 상승률을 3분의 1 이상 반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스닥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 개인이 각각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을 대상으로 기간 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개인(74.52%)이 기관(103.36%)과 외국인(85.74%)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용식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공모주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청약물량을 받지 못한 개인들이 장내에서 이들 종목을 대거 사들였는데 공모가 대비 주가가 '더블(100% 상승)'이 나고 상한가 행렬을 이어가면서 기관들은 대부분 차익실현에 나섰다"고 말했다.

고정훈 현대증권 연구원은 "공모주뿐만 아니라 상반기에는 개인들이 중소형주를 사고 기관은 파는 분위기였다"며 "다만 최근 국민연금 등의 펀드 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이르면 7월 중순 이후 다시 중소형주를 이용한 수익률 게임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