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우파 정당 이탈..좌우 동거 1년만에 와해

파라과이 연립정권이 출범 1년만에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고 뉴스통신 EFE가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도우파 정당인 자유당(PLRA)은 전날 소속 의원 53명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2시간을 넘기는 열띤 토론을 벌인 끝에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이 이끄는 연정에서 이탈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PLRA는 지난해 4월 20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정당 및 사회단체 연합체 '변화를 위한 애국동맹'(APC) 후보인 루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60여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으며 이후 PLRA 소속 페데리코 프랑코가 부통령을 맡아 연정의 축을 이루어왔다.

당시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서 PLRA는 60여년간 장기집권해온 콜로라도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확보하면서 의회 기반이 취약한 루고 대통령에게 국정운영을 위한 방패막이가 돼왔다.

앞서 프랑코 부통령은 지난 4월 루고 대통령이 자신과 협의 없이 개각을 단행하자 "루고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 세력만을 의식하는 정치를 하고 있으며, 파라과이에는 국민을 위한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파라과이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좌우파 정치세력으로 이루어진 연정이 오래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음달 초로 예정된 PLRA 전당대회에서 연정 이탈이 확정될 경우 루고 대통령으로서는 지난해 8월 15일 취임 이래 1년 만에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톨릭 사제 출신이자 '빈자(貧者)의 아버지'로 불리는 루고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어 아들을 낳았다"는 여성들의 주장이 이어지면서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지지율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