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맥주 한 잔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맥주는 용기에 따라 캔맥주,병맥주,페트병맥주와 호프집에서 파는 생맥주가 있다. 이 중 20ℓ짜리 케그에서 따라마시는 생맥주가 가장 신선하고 맛있게 느껴진다. 열처리를 하지 않아 살아있는 효모가 발효하기 때문.가격도 500㎖에 2500원(100㎖당 500원)으로 가장 비싸다. 그렇다면 캔 · 병 · 페트병맥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편의점 판매가격을 보면 △캔맥주(355㎖) 1700원 △병맥주(500㎖) 1600원 △페트병맥주(1.6ℓ) 6200원이다. 이를 100㎖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캔 478.9원,페트 387.5원,병 320원 순이다. 하이트 관계자는 "출고가도 캔맥주가 병맥주보다 50%가량 비싼데 캔을 만드는 알루미늄 원가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캔맥주가 비싸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것은 무엇보다 시원한 맛 때문.알루미늄은 열 전도율이 높아 입술에 닿는 느낌이 더 차고 다 마실 때까지 '김'이 빠지지 않는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캔 · 병맥주는 뚜껑을 따지 않는 한 탄산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며 "때문에 음용권장기간이 페트병맥주가 6개월인 반면 캔 · 병맥주는 1년"이라고 말했다. 병과 페트는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병을 갈색으로 만들었지만 자외선 투과율이 캔맥주보다 높아 보관에 유의하지 않으면 신선한 맛이 떨어진다.

맥주 맛은 온도에 의해 좌우되지만 무조건 차갑다고 맛있는 것은 아니다. 온도가 높으면 쓴맛이 강해지고 청량감이 떨어진다. 반대로 지나차게 차면 거품이 안 나고 고유의 향미를 잃는다. 박종선 하이트 상무는 "맥주는 여름철 4~8도,봄 · 가을 6~8도,겨울에는 8~12도일 때 가장 맛이 좋다"고 말했다. 호프집에서 얼린 맥주잔을 주는 것도 맥주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한 '맥주의 꽃'이라 불리는 거품은 달아나는 탄산가스를 막아주고 공기 접촉을 차단,산화를 억제하는 뚜껑 역할을 한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