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한 가운데 있는 동북아트레이드타워 40층에서 북쪽을 내려다보면 겉모습이 인상적인 학교가 눈에 들어온다. 국내 국제학교 중 가장 먼저 개교를 앞둔 송도국제학교다. 초록빛 잔디가 선명한 축구장과 크고 작은 6개 건물로 이뤄진 이 학교는 외관이 세련되면서도 독특하다. 건물 앞면은 목재와 유리로 마감처리했고 옆면은 커다란 정사각형 모양의 파란색 금속으로 장식됐다. 시공업체인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일반 학교는 건축비가 3.3㎡(1평)당 100만원 정도인데 송도국제학교는 600만원이나 들어가는데 다른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2일 둘러본 송도국제학교는 공정률 99%로 당장이라도 학생을 받아도 될 만큼 준비된 모습이었다. 다소 생소한 느낌의 청동색 외벽이 눈길을 끌었다. ㎡당 34만원인 고가 마감재로 국내에서는 국회의사당 지붕에서나 볼 수 있다. 송도국제학교에는 16억원어치인 4550㎡가 쓰였다. 건물 전면의 나무 마감도 신선한 느낌을 줬다. 브라질 아마존 지역 등에서 자란다는 이페(IPE) 나무로,100년 이상 썩지 않고 갈라지지도 않는 최고의 목재로 꼽힌다.

송도국제학교는 210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 연면적 7만1403㎡에 유치원 초등학교 건물 3개동,중학교 고등학교 각 1개동,수영장 실내체육관 극장 등이 들어선다. 공사비는 1700억원.새집증후군이 생기지 않도록 친환경 자재로 지어지고 있다. 샘플로 꾸며놓은 초등학교 교실에 들어서니 나무로 마감된 천장 아래 2인용 책상 10개가 놓여 있어 아늑한 느낌을 줬다.

축구장 수영장 테니스장 농구코트 배구코트 등은 모두 국제규격이다. 축구장의 인조잔디는 이탈리아 명문 축구팀인 AC밀란 구장에 사용됐던 제품이었다. 극장은 1층 400석과 2층 200석 등 600석으로 첨단 조명시설을 갖췄다. 극장 옆에는 합창연습실과 현악연습실,그리고 개인연습실(6개)이 자리잡았다. 블랙 룸으로 불리는 녹음실도 갖췄다. 학교 바닥은 모두 잔디밭이나 콘크리트였다. 학교종은 유럽 중세시대 교회에서 울려올 듯한 소리를 냈다.

송도국제학교는 9월 개교를 목표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캐나다 밴쿠버 국제학교가 운영할 예정이다. 정확한 입학모집 요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정원의 30%인 630명 정도를 내국인으로 충원할 예정이다. 학제는 5세 이상을 위한 유치원과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3년,고등학교 4년 과정으로 이뤄졌다.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0명으로 학비는 1년에 2500만~3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송도=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