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은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가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규모를 줄이기 위해 자율 규제를 주문한 데 따라 은행들이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거나 대출한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신용등급이 9등급(은행 내부적으로 설정한 등급)인 사람에 대해서는 담보인정비율(LTV)을 10%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최하위 등급인 10등급은 아예 대출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TV는 주택가격 대비 대출한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현재 투기지역에선 40%,기타지역에선 60%가 적용되고 있다. 9등급자가 하나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LTV가 30%(투기지역) 또는 50%(비투기지역)로 축소되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아파트 집단대출을 취급할 때 해당 아파트의 분양률이 저조하면 LTV를 현행 60%에서 45~50%로 낮춰 적용하고 심사기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7월에도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급증하면 대출 총액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총량을 줄이려면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부터 대출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들은 또 주택담보대출 억제책의 일환으로 고정금리형 대출을 늘리고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이 대출금리 인상을 논의하고 있고 농협은 변동금리형 대출 대신 고정금리형 대출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