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빠진 독수리' 한화가 결국 팀 최다 연패 신기록이라는 수모를 경험했다.

히어로즈는 더그 클락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을 잡았다.

한화는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방문경기에서 마운드가 일찍 무너진 탓에 3-11로 대패했다.

지난달 21일 히어로즈와 더블헤더 1차전부터 이날까지 내리 11연패를 당한 한화는 전신 빙그레 시절이던 1993년 당했던 10연패를 넘어 팀 최다 연패 기록을 새로 썼다.

1991년 쌍방울 사령탑으로 프로에 뛰어든 김인식 감독도 개인 최다 연패 신기록을 피하지 못했다.

한화는 선발투수 김혁민부터 마정길(5회), 구대성(5회), 황재규(6회)까지 마운드에 올려보낸 투수들이 모두 점수를 내준 통에 초반부터 끌려가 추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반면 SK는 홈런 2방 포함 장단 16안타를 적시에 때려 연승을 '6'으로 늘리고 선두 독주 채비를 갖췄다.

모처럼 투수전이 펼쳐진 목동구장에서는 히어로즈가 1-2로 끌려가던 9회말 황재균의 안타로 동점을 만든 뒤 클락이 굿바이 안타를 터뜨려 두산에 3-2로 역전승했다.

사흘 연속 접전이 벌어진 잠실구장에서는 롯데가 이대호의 공수 원맨쇼에 힘입어 LG를 4-3으로 꺾고 37승39패로 5할 승률에 2게임 차로 다가섰다.

●문학(SK 11-3 한화)
'구심점' 박경완의 공백을 무서운 응집력으로 극복하고 있는 SK 타선이 1회부터 폭발했다.

박재상이 선두타자 홈런을 쏘아 올렸고 박정권이 투런포로 뒤를 받치면서 3-0으로 앞서갔다.

2회와 4회 1점씩 도망간 SK는 5회 정근우의 좌중간 2타점 2루타, 박재상의 좌선상 1타점 2루타로 3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6회까지 SK 선발 투수 게리 글로버에게 완전히 막혀 단 한 명도 3루를 밟지 못했던 한화는 0-11로 크게 뒤진 8회초 김태완의 투런포, 김태균의 솔로홈런으로 3점을 만회했지만 뒤집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뇌진탕 후유증으로 고전 중인 김태균은 5월17일 롯데와 더블헤더 1차전 이후 46일 만에 시즌 7호 홈런을 터뜨렸으나 팀을 연패 수렁에서 건져내지는 못했다.

●잠실(롯데 4-3 LG)
'빅 가이' 이대호가 투타에서 신들린 활약으로 잠실 갈매기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0-2로 뒤진 2회 최기문의 우월 솔로 아치로 추격을 시작한 롯데는 3회 2사 1루에서 이대호가 좌선상을 총알처럼 뚫고간 2루타를 때려 2-2 균형을 맞췄다.

이대호의 방망이는 2-2로 맞선 6회에도 불을 뿜었다.

1사 후 LG 선발 심수창의 몸쪽 볼을 잡아당겨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1점홈런을 터트려 롯데가 전세를 뒤집었다.

이대호는 4-3으로 앞선 7회말 수비 때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민첩한 수비로 큰 힘을 보탰다.

무사 1루에서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타구를 잡은 뒤 재빨리 1루를 찍고 2루에 송구, 주자 정성훈마저 잡아 병살로 연결했다.

롯데는 3-3이던 7회 2사 2,3루에서 대타 전준우의 우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얻었고 마무리 존 애킨스가 9회 2사 1,2루 위기에서 박종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승리를 지켰다.

●목동(히어로즈 3-2 두산)
기동력의 팀으로 변신한 히어로즈가 '원조 발야구' 두산을 넘었다.

1-2로 끌려가던 9회 히어로즈는 선두 이숭용이 볼넷을 얻어내면서 찬스를 잡았다.

강정호의 보내기 번트가 이어졌으나 강귀태가 삼진을 당해 2사 2루에 몰린 히어로즈는 황재균이 볼카운트 1-1에서 이용찬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날까지 도루 23개로 팀 내 1위를 달리던 황재균은 지체 없이 2루를 훔쳤고 클락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아 대미를 장식했다.

두산 불펜 임태훈은 시즌 11승 달성을 눈앞에 뒀으나 마무리 이용찬이 승리를 날려버리는 바람에 다승 단독 1위가 될 기회를 놓쳤다.

(서울.인천연합뉴스) 장현구 박성진 고동욱 기자 cany9900@yna.co.krsungjinpark@yna.co.kr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