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최근 통과시킨 일명 '고물 차량 보상법(Cash for Clunker)'의 최초 수혜업체가 됐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2일(현지시간) 자료를 통해 "미 의회가 통과시킨 '고물차 보상법'에 따른 최초의 거래가 성사됐다"며 "이는 보상법안이 적용된 첫 사례"라고 밝혔다.

미 연방 상원은 지난달 21일 현재의 차량보다 연비가 개선된 새 차를 구입할 때 3500~4500달러의 현금을 되돌려 받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자동차 할인·환급 시스템(Car Allowance Rebate System·CARS)'이라고도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1984년 이후에 등록한 승용차의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다. 정부가 신차 구입자에게 현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활성화와 동시에 연비효율이 높은 차량을 권장하기 위한 법안이다. 시행기간은 1년으로 연비가 갤런당 4마일 이상인 신차를 사면 3500달러, 10마일 이상인 차에 대해서는 4500달러를 지원한다.

HMA에 따르면 이 법안의 미국 내 최초 수혜자는 버지니아주 알링턴 카운티에 사는 캐서린 미천이라는 여성으로, 자신의 1995년형 포드 익스플로러를 갖다주고 현대차의 준중형차 엘란트라 투어링(국내명 i30 CW)를 구입, HMA로부터 4500달러를 지원 받았다.

현대차가 미국 내 자동차 시장에 선보인 차량 중 'CARS' 지원 조건을 충족시키는 모델은 엑센트(국내명 베르나), 쏘나타, 제네시스 쿠페 등 모두 13종이다. 자신의 중고차를 갖다주고 이들 차량을 구매하는 미국 내 소비자들은 모두 지원금 혜택을 받게 된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 법안의 시행을 23일부터로 계획했다. 현대차가 법안이 시행되기까지 3주나 남았음에도 발빠른 행보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 지원금을 받기 전 미국 내 딜러들에게 미리 보상금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HMA는 자체조사 결과 법안 시행때까지 차량 구입을 미룬 소비자가 전체 구매자의 11%에 달하는 점을 감안, 미국 시장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선제공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7~8월 차량구매자에게 1년 간 휘발유를 갤런당 1.49달러에 주유할 수 있게 해주는 ‘어슈어런스 가스 록(Assurance Gas Lock)’ 프로그램을 시행한 데 이어 공격적인 판촉활동의 범위를 넓혔다.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법인 부사장은 지난달 9일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 법안은 자동차 산업 경기를 실질적으로 부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내에서는 지난달 이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자 "대공황 시절 뉴 딜 정책을 능가하는 오바마식 '카 딜(Car Deal)'이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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