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삼바 축구' 브라질이 '미니월드컵'으로 불리는 컨페더레이션컵 축구대회(총상금 1760만달러 · 약 220억원)에서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이 375만달러(47억원)에 달해 브라질 선수들은 톡톡히 한 몫을 챙겼다. 대회 참가만 해도 140만달러를 받는 등 '미니'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였다.

스포츠 세계에서는 우승에 뒤따르는 영예 못지 않게 상금도 중요하다. 상금은 그 대회의 인기와 관심을 반영하는 척도다. 국제 스포츠 대회 중 상금 규모로 월드컵을 따라갈 대회가 없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는 상금으로 2450만스위스프랑(250억원)을 받았다. 2위 프랑스는 2250만스위스프랑(220억원)을,3위 독일은 2150만스위스프랑을 챙겼다. 당시 한국처럼 본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도 경기당 200만스위스프랑에다 대회 준비금(100만스위스프랑)을 더해 700만스위스프랑이 쥐어졌다.

지난달 막을 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돈잔치'를 벌이긴 마찬가지였다. FC 바르셀로나는 우승 상금으로만 700만유로(125억원)를 벌어들였고 조별리그와 준결승 승리수당으로 1310만유로(233억원)를 추가,상금으로만 358억원을 거머쥐었다.

하루 만에 단박에 백만장자가 될 수 있는 대회도 있다. 단일 경주로 최대인 두바이 월드컵 경마 대회 우승 상금은 360만달러(45억원)다. 1996년 창설된 이 대회는 세이크 모하메드 국왕이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참가시키기 위해 최대 규모의 상금을 내걸었다. 지난 3월 대회에서는 미국의 애런 그라이더가 기수로 나선 웰-암드가 45억원을 손에 넣었다.

크리켓 마니아인 미국의 금융업자 알렌 스탠퍼드경이 2006년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스탠퍼드 20/20'은 우승팀에 2000만달러(253억원)를 지급하는 크리켓 대회다. 영국 올스타와 서인도제도 올스타가 단판 승부로 거금을 챙기는 이 대회는 올초 스탠퍼드경이 사기 사건으로 경찰에 체포되면서 대회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태다.

테니스 대회도 2주 정도의 비교적 짧은 기간에 거금이 걸린다. 윔블던 등 4대 메이저 대회 모두 우승 상금이 100만달러(13억원)를 웃돈다. 특히 US오픈의 우승 상금은 지난해 10만달러를 늘려 150만달러(20억원)로 최대가 됐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제패한 로저 패더러가 150만달러의 첫 주인공이 됐다.

미국 프로골프투어(PGA)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시리즈의 우승 상금은 1000만달러(126억원)나 된다. PGA 투어 중 바클레이스 챔피언십,도이체방크 챔피언십 등 4대 대회 합계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선수에게 우승 트로피가 돌아간다. PGA는 마스터즈 등 4대 골프 대회가 끝난 8월 이후에는 톱플레이어들이 경기에 불참하는 경우가 많아 1년 내내 골프팬들의 흥미를 이어가기 위해 2007년 이 대회를 마련했다. 그런데 상금을 일시불로 주지 않는다. 은퇴 후 연금 형식으로 받기 때문에 우승자들은 골프채를 놓은 뒤에야 돈을 만질 수 있다. 작년에는 비제이 싱이 1000만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