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진화하는 TV ‥ 소니가 발견한 'LED TV 신대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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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코리아'가 점령
요즘 전자제품 매장 '명당자리'에는 어김없이 LED(발광 다이오드) TV가 놓여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전자제품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LED TV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생긴 변화다. LED TV는 얼핏 봐도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TV와는 많이 달라 보인다. 우선 화면이 한층 밝다. 두께도 기존 LCD TV보다 훨씬 얇아 담뱃갑과 엇비슷한 30㎜ 수준에 불과하다.
가격은 '억' 소리가 나올 만큼 비싸다. 국내 업체들이 내놓은 LED TV 중 가장 큰 55인치 제품은 같은 크기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TV의 두 배에 달하는 700만원 상당을 호가한다. 소니가 내놓은 70인치 제품의 가격은 3500만원에 달한다. 워낙 가격이 비싸다 보니 '0'을 하나 더 써넣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게 일선 매장 직원들의 설명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LED TV를 찾는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를 헤쳐나갈 정도로 매력적인 제품이란 얘기다. 업계는 가격 인하가 시작될 올해 말부터 LED TV 시대가 본격 개막될 것으로 보고 있다.
◆LED TV가 뭐기에
전자제품 업체들은 LED TV를 'TV의 새로운 종(種)'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LCD TV의 한 종류로 보는 것이 옳다. LCD TV의 광원(光源) 역할을 하는 조명을 형광등의 일종인 CCFL(냉 음극 형광램프)에서 LED등으로 바꾸면 LED TV가 된다. CCFL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수은 등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고 전력도 많이 소모한다.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면 이 같은 문제점이 대부분 해결된다. 전기는 40%가량 덜 먹는다.
화면이 밝아지고 자연색에 가까운 색감을 표현할 수 있다. LED등은 세 가지 색깔의 빛을 내는 'RGB LED'와 백색 빛만 낼 수 있는 '화이트 LED'로 나뉜다. RGB LED가 화이트 LED에 비해 화질은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다. RGB LED를 광원으로 쓰는 곳은 소니뿐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화이트 LED로 TV를 만들고 있다. 광원의 설치 위치도 제각각이다. TV 뒷면 테두리에만 광원을 단 제품을 '에지 LED',뒷면 전체에서 빛을 쏴주는 제품을 '직하 LED'라고 부른다. 에지방식을 적용하면 TV 두께가 얇아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질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케팅이 만든 LED TV 열풍
LED TV는 사실 시판된 지 5년이 지난 '중고 신인'이다. 가장 먼저 이 제품을 개발한 곳은 소니로,2004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2007년 6월 70인치 제품을 시작으로 LED TV의 구색을 꾸준히 늘려왔다.
LED TV가 막 나온 제품처럼 느껴지는 것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올해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LED TV와 올해 나온 신제품들을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LED를 광원으로 사용한 LCD TV라는 뜻의 'LED LCD TV'라는 명칭을 'LED TV'로 통일하고 TV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내용을 담은 마케팅 캠페인을 전 세계적으로 진행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 서치의 마크 슈터 연구소장은 삼성의 행보와 관련,"삼성과 LED라는 두 단어를 광고,매장,지면,TV 등 어디에서나(ubiquitous)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TV 두께를 30㎜ 이하로 줄이는 신기술도 신제품에 우선적으로 적용했다. 유심히 화질을 살피지 않고도 한눈에 LED TV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른 첨단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TV 입국'의 디딤돌 역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LED TV라는 새로운 시장을 주도적으로 만들어내면서 '고급 TV=소니'라는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깼다고 보고 있다. 소니에 비해 열세였던 프리미엄시장을 완벽하게 장악,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지난 3월 한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중국,동남아,중동 ·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 LED TV는 출시 100일 만에 판매량 50만대(유통망 공급 기준)를 돌파했다. 이는 작년 전체 LED TV 판매량(19만6000대)의 2배가 넘는다. 고가의 프리미엄 TV가 하루 5000대,매 시간 208대,분당 3.5대 판매된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미국 TV 40인치 이상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금액기준 시장점유율은 50.2%에 달한다.
최근 가장 얇은 부분이 24.8㎜에 불과한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LED TV 구색을 늘리고 있는 LG전자도 금명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올해 40만대에 이어 내년엔 무려 500만대의 LED TV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내년 목표 500만대는 올해 LG전자가 예상하고 있는 전체 LCD TV 판매대수 1800만대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LED TV가 LCD TV를 점진적으로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별로 이견이 없다. 기술적으로 LCD TV보다 우위에 있는 데다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LED TV는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고 전력소모량도 적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언제쯤 가격이 내려갈까
소비자들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점은 언제쯤 LED TV의 가격이 떨어지느냐다. 올해 나온 LED TV 가격은 같은 크기 LCD TV에 비해 100만~200만원가량 비싸다. R&D(연구개발)에 쏟아부은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나온 제품에 비싼 가격을 매길 수밖에 없다.
LED TV 가격이 꺾이는 시기는 올해 말로 예상된다. LG전자는 3분기 중 에지방식으로 제작해 가격을 낮춘 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연말께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제품을 추가로 내놓는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가격은 '억' 소리가 나올 만큼 비싸다. 국내 업체들이 내놓은 LED TV 중 가장 큰 55인치 제품은 같은 크기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TV의 두 배에 달하는 700만원 상당을 호가한다. 소니가 내놓은 70인치 제품의 가격은 3500만원에 달한다. 워낙 가격이 비싸다 보니 '0'을 하나 더 써넣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는 게 일선 매장 직원들의 설명이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LED TV를 찾는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를 헤쳐나갈 정도로 매력적인 제품이란 얘기다. 업계는 가격 인하가 시작될 올해 말부터 LED TV 시대가 본격 개막될 것으로 보고 있다.
◆LED TV가 뭐기에
전자제품 업체들은 LED TV를 'TV의 새로운 종(種)'이라고 광고하고 있지만 LCD TV의 한 종류로 보는 것이 옳다. LCD TV의 광원(光源) 역할을 하는 조명을 형광등의 일종인 CCFL(냉 음극 형광램프)에서 LED등으로 바꾸면 LED TV가 된다. CCFL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수은 등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고 전력도 많이 소모한다. 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면 이 같은 문제점이 대부분 해결된다. 전기는 40%가량 덜 먹는다.
화면이 밝아지고 자연색에 가까운 색감을 표현할 수 있다. LED등은 세 가지 색깔의 빛을 내는 'RGB LED'와 백색 빛만 낼 수 있는 '화이트 LED'로 나뉜다. RGB LED가 화이트 LED에 비해 화질은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싸다. RGB LED를 광원으로 쓰는 곳은 소니뿐이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화이트 LED로 TV를 만들고 있다. 광원의 설치 위치도 제각각이다. TV 뒷면 테두리에만 광원을 단 제품을 '에지 LED',뒷면 전체에서 빛을 쏴주는 제품을 '직하 LED'라고 부른다. 에지방식을 적용하면 TV 두께가 얇아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질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케팅이 만든 LED TV 열풍
LED TV는 사실 시판된 지 5년이 지난 '중고 신인'이다. 가장 먼저 이 제품을 개발한 곳은 소니로,2004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삼성전자도 2007년 6월 70인치 제품을 시작으로 LED TV의 구색을 꾸준히 늘려왔다.
LED TV가 막 나온 제품처럼 느껴지는 것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올해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LED TV와 올해 나온 신제품들을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LED를 광원으로 사용한 LCD TV라는 뜻의 'LED LCD TV'라는 명칭을 'LED TV'로 통일하고 TV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내용을 담은 마케팅 캠페인을 전 세계적으로 진행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 서치의 마크 슈터 연구소장은 삼성의 행보와 관련,"삼성과 LED라는 두 단어를 광고,매장,지면,TV 등 어디에서나(ubiquitous)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TV 두께를 30㎜ 이하로 줄이는 신기술도 신제품에 우선적으로 적용했다. 유심히 화질을 살피지 않고도 한눈에 LED TV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다른 첨단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TV 입국'의 디딤돌 역할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LED TV라는 새로운 시장을 주도적으로 만들어내면서 '고급 TV=소니'라는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깼다고 보고 있다. 소니에 비해 열세였던 프리미엄시장을 완벽하게 장악,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다.
지난 3월 한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중국,동남아,중동 ·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된 삼성전자 LED TV는 출시 100일 만에 판매량 50만대(유통망 공급 기준)를 돌파했다. 이는 작년 전체 LED TV 판매량(19만6000대)의 2배가 넘는다. 고가의 프리미엄 TV가 하루 5000대,매 시간 208대,분당 3.5대 판매된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미국 TV 40인치 이상 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금액기준 시장점유율은 50.2%에 달한다.
최근 가장 얇은 부분이 24.8㎜에 불과한 신제품을 선보이는 등 LED TV 구색을 늘리고 있는 LG전자도 금명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는 올해 40만대에 이어 내년엔 무려 500만대의 LED TV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내년 목표 500만대는 올해 LG전자가 예상하고 있는 전체 LCD TV 판매대수 1800만대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규모다.
LED TV가 LCD TV를 점진적으로 대체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별로 이견이 없다. 기술적으로 LCD TV보다 우위에 있는 데다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LED TV는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지 않고 전력소모량도 적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언제쯤 가격이 내려갈까
소비자들 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점은 언제쯤 LED TV의 가격이 떨어지느냐다. 올해 나온 LED TV 가격은 같은 크기 LCD TV에 비해 100만~200만원가량 비싸다. R&D(연구개발)에 쏟아부은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나온 제품에 비싼 가격을 매길 수밖에 없다.
LED TV 가격이 꺾이는 시기는 올해 말로 예상된다. LG전자는 3분기 중 에지방식으로 제작해 가격을 낮춘 LE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연말께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제품을 추가로 내놓는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