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있으나 고용 시장은 한기가 더해지고 있다. 실업률 상승세가 멈추지 않으면 경기 회복은 그만큼 더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 6월 미국의 실업률이 9.5%를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는 전달보다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1983년 8월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6월 한 달간 사라진 일자리는 46만7000개로 시장 전망치(36만개)보다 10만여개가 많았다. 월간 일자리 감소 규모가 지난 1월 최고치를 보인 뒤 5월까지 감소하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게다가 파산보호 중인 GM과 크라이슬러 등 대형 제조업체들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어 실업률은 더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고용사정 악화에 이날 다우지수는 2.06% 급락한 8328.73에 마감됐다. 지난 3월 이후 유지돼온 주가 상승세가 실물지표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손성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무역 규모가 줄어들고 있어 더 큰 문제"라며 "무역 위축은 실업자 양산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고용 감소는 앞으로 몇 년간 미 경제가 직면할 상황을 대변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업 걱정에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수록 경제성장이 저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실업률 상승에 대해 "정신이 번쩍 든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수년에 걸쳐 이 난장판(경기침체)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턴어라운드하려면 수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