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2분기 실적 개선주로 평가되는 정보기술(IT)주가 '증시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IT주는 3일 2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은 물론 하반기 내내 좋은 실적을 낼 것이란 분석에 힘입어 뉴욕증시 급락에도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요 IT기업들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예상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일본 대만 등의 해외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한단계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삼성전기 사흘째 강세

이날 코스피지수는 뉴욕증시 급락 소식으로 1389선까지 밀리며 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기관과 외국인이 IT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지수가 탄력을 받아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선 끝에 8.56포인트(0.61%) 오른 1420.04에 장을 마쳤다.

LG디스플레이는 3.54% 뛰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이닉스와 삼성전기도 사흘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고 삼성전자는 사흘 연속 60만원대를 지켰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세가 IT주 강세의 배경이다. 이달 들어 사흘간 외국인은 LG디스플레이를 가장 많이 사들여 638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기관은 하이닉스를 1247억원어치 매수해 순매수 1위에 올렸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1351억원)보다 많은 1398억원을 IT에 쏟아부었다.

이처럼 외국인과 기관이 IT를 선호하는 것은 실적개선세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증권정보 제공 업체인 와이즈에프앤이 집계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는 삼성전자의 경우 8479억원으로 1분기 대비 474.2%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도 17.7% 증가하고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은 1분기 영업적자에서 2분기엔 영업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실적 개선은 3분기에도 이어져 하이닉스는 424억원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인 톰슨로이터의 조사에서도 IT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 IT 부문은 향후 12개월 동안 이익증가율이 128.5%로 전 업종 평균치(33.9%)의 4배 가까운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IT의 실적 개선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IT주는 하반기 내내 관심주로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내수가 하반기에도 IT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선진국 소비가 빨리 회복된다면 IT주의 주가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목표주가 상향조정 잇달아

IT주의 낙관적인 실적 개선 전망에 따라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LG전자가 TV 가전 휴대폰 등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7만원으로 올렸다. 이날 종가(11만8500원)에 비해 43.4% 높은 수준이다. 이 증권사 이승혁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연결 기준으로 각각 1조400억원과 15조1000억원에 달해 분기별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LIG투자증권도 LG전자는 신흥시장에서의 선전과 세계 2위 LCD TV 업체로의 도약 등에 힘입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삼성전기에 대해 가파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6만6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올렸다. 이 증권사 박원재 연구원은 "발광다이오드(LED) 부문 실적 개선과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판매 급증,반도체회로기판(FC-BGA) 가동률 상승 등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하반기 패널 가격 강세와 점유율 확대가 주목받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을 반영,목표주가를 3만4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D램 사업 비중이 큰 하이닉스도 D램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적이 좋아져 관심주로 부각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