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합병 이후 과열경쟁 지속..125만명 육박

지난달 휴대전화 번호이동자가 제도 시행 이후 5년여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와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이통 3사의 지난달 휴대전화 번호이동 가입자는 모두 124만9천765명으로 2004년 1월 이동통신 번호이동 제도가 시행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 5월 기록(119만7천507명)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KT-KTF 합병 직후 통신시장 재편이 가시화되자 이통 사업자들이 시장선점을 위해 `공짜폰'을 남발하며 과열 보조금 경쟁을 벌인 때문이다.

6월 번호이동 전쟁의 승자는 역시 SK텔레콤이었다.

SK텔레콤은 52만5천115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확보, 번호이동 시장 점유율이 42%로 5월 41.6%, 4월 40.4%, 3월 39.5%에 이어 연속 4개월 점유율이 상승했다.

KT 가입자 중 SK텔레콤으로 옮긴 가입자는 34만4637명, LG텔레콤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18만478명이었다.

43만5천150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확보한 KT는 번호이동 시장 점유율이 34.8%로 5월 36.2%보다 줄어들었다.

SK텔레콤, LG텔레콤에서 KT로 옮긴 가입자는 각각 32만646명과 11만504명이었다.

LG텔레콤은 28만9천500명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확보, 번호이동 시장 점유율이 23.2%로 5월 22.2%보다 오르며 선전했다.

이처럼 번호이동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과열 경쟁이 빚어지는 이유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3월 휴대전화 보조금 규제를 폐지한 이후 제어할 방법이 사라진데다 WCDMA 경쟁 과열로 단말기 교체 수요가 생긴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KT 합병 이후 파급 효과에 대한 시장 불안이 가라앉지 않는 것으로 한 원인으로 들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스마트폰, 햅틱 등 고가의 터치형 단말기 출시가 잇따르면서 판매를 위한 보조금 경쟁이 이어지고 자금력이 생긴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보조금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하지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일 통신업체 CEO와 간담회를 갖고 보조금 지급을 통한 가입자 유치 경쟁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CEO들이 과열경쟁 자제에 합의하면서 7월부터는 다소나마 경쟁이 잦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방통위는 신규가입이나 번호이동을 한 뒤 3개월 내에는 번호이동을 할 수 없도록 한 상태에서 과열경쟁 문제를 점검하기 위해 대리점 및 판매점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