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침투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약물전달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정성기 포스텍 화학과 교수팀이 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단(단장 유성은)과 함께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투과할 수 있는 약물전달체를 개발했다고 8일 발표했다.

에이즈를 일으키는 병원체인 HIV는 역전사효소(RNA를 모델로 DNA를 합성하는 효소)에 의해 인체세포에 들어온 후 더 많은 HIV를 생산한다. 이에 따라 에이즈 치료는 HIV 역전사효소의 활동을 억제해 HIV 증식을 저지시킬 수 있는 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억제제(NRTI)라는 약물을 활용한다. 하지만 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는 혈뇌장벽을 가지고 있어 외부 물질들이 뇌에 쉽게 침투하지 못하도록 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HIV의 증식을 억제하는 대표적 약물인 지도부딘(AZT)을 소르비톨이라는 약물전달체를 이용해 생쥐의 혈뇌장벽을 투과시킨 후 뇌조직으로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정 교수는 "앞으로 뇌종양,알츠하이머병,루게릭병 등 난치성 중추신경계(CNS)질환 치료에 필수적인 약물개발 연구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